‘토막살인’ 장대호, 온라인 카페 운영하며 수다떨기 좋아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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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2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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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 News1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 News1
구속된 ‘한강 토막살인’의 피의자 장대호(38)가 수년 전까지 온라인 동호회 카페를 운영하며 활발한 대인관계를 쌓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뉴스1 확인 결과 장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초까지 온라인에서 ‘관상’ 관련 카페를 운영, 회원들과 친분을 쌓으며 관상과 주식투자 같은 온라인 상담까지 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자신의 취미나 정치적인 견해 등을 수시로 올리며 오프라인 모임도 갖는 등 최근 경찰 조사에서 나온 ‘운둔형 외톨이’라는 지적과는 거리가 먼 행적을 보이고 있다.

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장대호가 과거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올린 자신의 사진. © 뉴스1
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장대호가 과거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올린 자신의 사진. © 뉴스1
2016년 8월 13일 올린 게시글에서 장씨는 “평일 낮에 시간 되시는 분들, 롯데월드나 서울랜드에 가서 사진도 찍고, 기구도 타고, 수다도 떨고 싶다”고 밝혔다.

장씨가 올린 560여 개의 글 중 정치적 견해를 밝힌 글들도 다수 발견됐다.

장씨는 “제가 세상 물정 모르고 우파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몇 번 했다. 아둔하고 어리석었다. 그동안 일방적 정치성향 표출 글에 대해 기분 나빴던 회원들에게 죄송하다(2014년 3월 20일)”고 밝히기도 했다.

장씨는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를 의인으로 표현하며 존경심을 보였다.

장씨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뭐 하나에 꽂히면 만족할 때까지 그것만 하는 스타일”(2015년 1월 17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죽음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밝히는 글도 눈에 띄었다.

장씨는 “사람의 몸은 언젠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내가 죽으면 화장하고 유골은 바다나 강가, 산기슭에 뿌려라. 제사도 지내지 말고 묘비도 세우지 마라”(2014년 10월 24일)는 유언에 가까운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장씨는 종종 성폭력 관련 기사들을 올리며 성범죄를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잘못된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장씨는 ‘성폭행 및 각종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들’(2012년 9월 1일)이란 글에서 “문단속에 둔감하고, 범죄 당하기 딱 좋은 꼴(관상)을 하고 있어서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는 것”이라며 “또한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밤에 활동하기 좋아하고 늦게 귀가하는 사람들이 성폭력과 범죄를 쉽게 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온라인 공간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장씨는 2017년 초 갑자기 온라인 공간에서 사라져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장씨는 “외국어도 공부하랴, 모텔에서 콘돔 팔랴, 춤도 연습하랴, 재테크 연구하랴, 이래저래 저 살 궁리 하느라 바빠서 더 이상 글을 자주 못 쓸것 같아 미리 공지한다”(2016년 11월 17일)고 예고했다.

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장대호가 과거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올린 자신의 사진. © 뉴스1
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장대호가 과거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올린 자신의 사진. © 뉴스1
현재 카페 운영자는 최근 공지글을 통해 “(장씨가) 4년 전 본인의 관상에 대한 고찰, 관법 등에 대해 회의감을 느낄 때 저에게 카페를 위임하고 떠났다”고 밝혔다.

이후 장씨의 행적에 대해 온라인 공간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범행 장소인 서울시 구로구의 모텔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장씨를 “남는 시간 거의 게임만 하고 기사 등에 댓글을 다는 게 일이었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온라인 카페에 “며칠전 세월호 공식 분향소를 다녀왔다. 아무리 감정적으로 동요가 일어나는 상황이 있더라도 머리는 열고 살자”(2014년 5월 10일)라는 글까지 남긴 장대호에게 범행이 발생한 지난 8일 모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고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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