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수 통합한다면서 삿대질부터… 가치와 비전부터 세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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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범보수 인사들의 보수대통합 토론회가 잇따라 열렸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정병국 전 바른미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대한민국 위기 극복 토론회’에 참석해 각자의 통합론을 제시했고,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 통합’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빅텐트’로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통합 이야기는 그동안 간간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과 내년 총선 등이 추동력이 돼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참석자들도 친박 비박 중도보수 학계 등 범보수를 망라하고 있고, 추석 전까지 공론화시키자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친박·비박, 탄핵 찬반 인사 가르기, 특정 인물 배제 등 해묵은 감정 대립을 드러냈다. 특히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김무성 의원을 향해 “천년 이상 박근혜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했고, 문 대통령에 대해 “당장 총살감” 등의 독설을 퍼부었다. 다른 참석자들도 자신들 중심으로 통합이 돼야 한다며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북핵 문제, 최저임금 인상 등 현 정부의 대형 정책 상당수가 반대쪽 의견은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된 것은 보수가 분열돼 제대로 된 견제를 하지 못한 탓이 크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보수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 통합을 하자는 마당에 또다시 ‘찬탄 반탄’ 인사를 나누는 것은 통합을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 방법론도 마찬가지다. 어떤 세력이 중심이 되느냐는 것은 기득권 싸움에 불과하다. 통합이 철학 없이 내년 총선만을 위한 기존 정치인들의 합집합에 그친다면 국민은 또다시 외면할 것이다. 보수 통합이 왜 필요한지, 새로운 통합 보수는 어떤 가치관과 비전을 세워야 하는지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다 함께 세운 깃발 아래 모이는 것이 순서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보수대통합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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