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싫어하는 앵커, 폭스뉴스 첫 에미賞 후보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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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트럼프 매체서 중립성 중시… 송곳 질문에 백악관 참모들 쩔쩔
“왜 당신 정적들은 죽음을 당하느냐” 푸틴 인터뷰로 보도부문 후보 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폭스뉴스를 비난하면서 콕 집어 거명한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선데이 앵커(사진)가 새로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기자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폭스뉴스를 거론하면서 “요즘 가짜뉴스가 많아지고 있다”며 “크리스 월리스는 민주당만 싸고돈다. 나는 크리스의 아버지, 마이크가 더 좋다”고 말했다.

숀 해니티, 터커 칼슨 등 친(親)트럼프 성향의 앵커들이 득실대는 폭스뉴스에서 보도의 중립성을 중시하는 월리스는 눈에 띄는 존재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리스에게 화가 난 결정적인 계기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이 폭스뉴스선데이에 출연해 진땀을 뺐기 때문이다. 대중(對中) 관세 부과 후 미국 소비자물가의 상승 추세를 보여주는 통계 그래프까지 준비해온 월리스는 나바로 국장에게 “나는 공짜 점심을 주는 줄 알았지”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국 소비자들이 공짜 점심 같은 혜택을 입게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물가 상승으로 힘들어졌다는 말에 나바로 국장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 통계를 보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 월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월리스가 “왜 당신의 정적들은 모두 죽음을 당하느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침묵했다. 월리스는 푸틴 인터뷰로 올해 에미상 보도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1996년 폭스뉴스 창립 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에미상 후보로 오른 것. 월리스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에 대해 “정치는 언제나 양면을 보여줘야 한다”며 “나는 기회균등 질문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폭스뉴스#크리스 월리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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