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유정 의붓아들 10분간 강한 압박…타살·과실치사 가능성 두고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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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4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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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변재철(사진 오른쪽) 충북지방경찰청 강력계장과 차상학 청주상당경찰서 형사과장이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 관련 경찰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24일 오전 변재철(사진 오른쪽) 충북지방경찰청 강력계장과 차상학 청주상당경찰서 형사과장이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 관련 경찰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충북경찰이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된 부실 수사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 진행 내용 등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정면으로 반박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4일 사건 수사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과 의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고유정의 현 남편 A씨(37)는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숨진 아이의 사진 6장을 공개했다.

해당 언론은 사진과 A씨의 주장 등을 토대로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해 의혹과 함께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6장의 아이 사진이 타살 의혹을 강하게 암시한다는 보도 관련해 경찰에서는 처음부터 단순 질식사로 결론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살이나 과실치사 가능성 모두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포렌식 결과와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신중하고 세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망시각을 3월2일 오전 5시 전후으로 추정한 경찰은 “신체 눌림 자국 등으로 볼때 엎드린 상태에서 얼굴과 몸통을 포함한 10분 이상의 몸 전체에 강한 압력을 받아 눌린 것으로 보인다는 자문 결과 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성인 남자 다리가 올라가 압착성 질식사가 발생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한 법의학 교수에게 한국나이로 6세 만으로 4살 유아의 경우 성인의 압박에 저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잠자다 사망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숨진 아이의 체격이 연령대 아이들보다 왜소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같은 연령대 평균키와 몸무게가 106㎝ 17.5㎏인데 숨진 아이의 키와 몸무게는 98㎝ 14㎏으로 상당히 왜소하다”며 “아이가 자다 숨진 국내외 유사 사례를 수집 중에 있다”고 말했다.

고유정에 대한 조사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초 학대 흔적 등이 나오지 않아 국과수로부터 정확히 감정 결과 받은 후에 조사를 진행하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유정이 전 남편 살해로 긴급체포되면서 이후 강제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고유정과 A씨 모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내놓고 있다”며 “객관적인 자료 조사와 함께 이들 진술의 모순점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동부경찰서 12일 오전 10시쯤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을 제주지방경찰청에 송치했다. 이날 고유정은 머리를 풀고 고개를 숙인 채 경찰서를 나왔다.2019.6.12/뉴스1 © 뉴스1
제주동부경찰서 12일 오전 10시쯤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을 제주지방경찰청에 송치했다. 이날 고유정은 머리를 풀고 고개를 숙인 채 경찰서를 나왔다.2019.6.12/뉴스1 © 뉴스1

고유정의 의붓아들 B군(2014년생)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B군은 친부인 A씨와 한 방에서 잠을 잤고,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잔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B군은 의식과 호흡, 맥박이 모두 없는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군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소견을 내놨다.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으며 외상이나 약·독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A씨는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오는 등의 이유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13일 제주지검에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유정은 이전 5차례 경찰 대면조사에서 의붓아들 살해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A씨는 언론을 통해 아이가 숨지기 전후 정황을 내세워 아내 고유정의 살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일 있었던 대질조사에서도 상반된 진술을 하며 아이의 죽음 둘러싼 책임을 서로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지난 1일 전 남편 살인 및 사체손괴,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최소 2곳 이상에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 남편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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