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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보석조건에 불만 처음엔 완강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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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보석조건에 불만 처음엔 완강히 거부

김예지 기자 , 김정훈 기자 , 황성호 기자 입력 2019-07-23 03:00수정 2019-07-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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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 구속만료… 법원 직권결정
“재판 관련 사람 못만난다” 조건에… 梁 “아내도 못만난다는 것 아니냐”
변호인 1시간넘는 설득에 받아들여… 보석 조건, 김경수와 사실상 동일
檢 “조건 없는거나 마찬가지” 반발
22일 보석이 허가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양복을 입고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오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취재진에 옅은 미소를 보이며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2일 오후 1시 30분경 이상원 변호사(50·사법연수원 23기)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을 접견했다. 이 변호사는 약 2시간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처음에 “이런 보석 조건이면 못 나간다”며 완강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특히 재판부가 보석 조건으로 내건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들 또는 그 친족을 만나서는 안 된다’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조건이 두루뭉술해서 아내도 못 만난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1시간 넘게 변호사가 설득하자 양 전 대법원장은 결국 보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변호인을 통해 보석 보증금 3억 원을 납부한 양 전 대법원장은 오후 5시 5분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보증금 납부와 재판 관계인과의 접촉 금지 외에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4가지 보석 조건을 더 내걸었다. 성남시 자택으로 주거지를 제한하고, 소환을 받은 때에는 정해진 곳에 출석, 도망 또는 증거 인멸 행위 금지, 3일 이상 여행 또는 출국할 경우 사전에 법원에 허가를 구할 것 등이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 조건은 올 4월 보석 허가로 석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보석 조건과 사실상 동일하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통상적으로 보석을 허가할 때 지정하는 조건에 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만기가 다음 달 10일이어서 그 전에 구속 취소를 하지 않고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했다. 구속 만기 뒤 석방되면 피고인에게 아무런 제한을 둘 수 없다. 양 전 대법원장은 최근 재판부에 “조건부 보석 대신 구속 취소를 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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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가 정한 보석 조건에 대해 피고인과 검찰 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양 전 대법원장은 여전히 구속 만기를 앞두고 조건부 보석을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판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보석 결정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은 “조건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조건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조건은 외출 및 통신 제한, 법원에 대한 보석 조건 준수 보고 의무 등 사실상 ‘자택 구금’ 수준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법원 판단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이 누구를 만나더라도 감시를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아파서 병원에 간다며 재판에 안 나와도 어쩔 수 없게 됐다”고 재판 지연을 우려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올 1월 24일 구속 수감된 양 전 대법원장은 앞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은 검찰이 신청한 212명의 증인 중 4명에 대한 증인신문만 마쳐 아직 초기 단계다. 1회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올 3월 25일부터 첫 증인신문이 이루어진 이달 10일 전까지 검찰과 피고인 측은 증거 능력을 다투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검찰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이 석방된 이후 재판이 더 지연될 것을 우려해 향후 주 2회 재판을 주 3회로 늘려 달라고 재판부에 건의했다.


김예지 yeji@donga.com·김정훈·황성호 기자
#양승태#보석 직권 결정#구속 만기#사법행정권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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