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마트부터 관광까지…日불매운동 한국 전역 확산”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9일 1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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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맥주 1잔에 100만원…불매운동의 일환
유니클로 매장앞서 피켓팅…각급학교 일본 수학여행 '취소'
전문가 "한일 정치논란, 경제문제로 확산되긴 처음" 우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우리 국민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WSJ은 ‘일본산 불매운동 한국 전역으로 확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규제로 촉발된 무역 긴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분노와 자율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 현장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한 슈퍼마켓에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막기 위해 일본산 담배가 비닐로 압축 포장돼 다른 바구니에 보관돼 있고, 아사히 삿포로와 같은 일본 맥주들 대신 한국산 맥주가 냉장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일본은 과거 역사에 대해 반성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매장 입구에 내걸고, 매장 안에는 ‘우리 마트는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걸어둔 점포 분위기를 묘사했다.

이 슈퍼마켓의 매니저 김 모씨는 “우리는 우리의 이익을 신경쓰는 것 보다 정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일본산 불매운동에 기꺼이 동참했다고 소개했다.

최근 반일감정이 거세지면서 5만개 이상의 소매업자들이 일본산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제한 조치로 촉발된 이번 갈등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이제 일본 의류, 여행, 전자제품 등을 겨냥한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항공사에 따르면 각급 학교들은 일본으로의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있고, 주요 여행사들의 경우 지난주 일본 여행객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한국의 한 술집에서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아사히 맥주 한 잔 가격을 100만원으로 적어놓은 광고판 사진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일부 시위자들은 일본 의류업체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이 운영하는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일본제품 사지마라’는 피켓팅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WSJ은 이어 지난 17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방한한 사실을 전하면서 한일 갈등과 관련해 미국은 양 동맹국간의 불편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기 보다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빠른 시일내에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치 않는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다음주 세계무역기구(WTO) 총회에서도 서로의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WSJ은 특히 “경제학자들은 아베 정권의 무역 축소가 궁극적으로 한국의 메모리 칩과 디스플레이에 의존하는 일본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일본에도 득이 될 것이 없다고 진단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운용사인 CLSA 최근 보고서에서 “한일 갈등이 ‘윈-윈게임’이 아닌 ‘루즈-루즈게임(lose-lose game)’이 되고 있다”며 “양국은 과거에도 정치적 논란이 있었지만 양국사이의 경제관계로 흘러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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