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본산 부품 90일치이상 확보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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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장]
협력사에 요청… “비용 대주겠다”… 日보복 확대 대비 비상계획 가동
정의선, 中출장 마치고 곧장 日로… 수소차 부품 공급망 점검 나서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TV, 가전, 휴대전화의 일본산 부품 확보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사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주문하자 본격 가동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일본을 찾아 일본의 추가 보복 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TV, 가전, 휴대전화 부문 협력사들에 ‘일본산 소재 및 부품 전 품목에 대한 90일치 이상의 재고를 비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90일치 재고 확보 시한은 이달 말까지, 늦어도 8월 15일 이전까지로 지정했다. 재고 확보에 필요한 비용과 물량 부담 등은 삼성이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구매팀장 명의로 협력사에 발송한 공문에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 업체가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 개별 허가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 부회장은 5박 6일 일본 출장을 마친 다음 날인 1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일본의 수출 통제가 확대되면 반도체 부품은 물론 휴대전화와 TV 등 모든 제품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컨틴전시 플랜을 주문한 바 있다. 각 사업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조치를 취한 뒤 부문별 사장단 회의에서 이 부회장에게 진행 상황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중국 출장을 마친 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부품 공급망 점검에 나섰다.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프레올림픽(올림픽 전 비공식경기)에 참가한 양궁 선수들을 격려한 뒤 현지 협력사 등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는 비교적 국산화 비율이 높지만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수출 통제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일본행은 ‘민간 외교’ 성격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국산화율이 90%가 넘어 반도체와는 상황이 다르다. 다만 수소자동차 등 미래차에는 일본산 탄소섬유 등이 들어가는 데다 일본산 부품이나 소재를 사용하는 현대·기아차의 협력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일본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 기자
#일본 수출 규제#삼성전자#일본산 부품 확보#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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