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혈액암 세포 면역 높이는 ‘유전자 가위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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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8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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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표적 유전자 편집 작동 원리 및 면역 치료 기전 (KIST 제공)© 뉴스1
다중 표적 유전자 편집 작동 원리 및 면역 치료 기전 (KIST 제공)© 뉴스1
국내 연구진이 혈액암 세포의 면역 반응을 높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다양한 면역세포에 적용하면 혈액암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질환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장미희 테라그노시스연구단 박사팀과 홍석만 세종대 교수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혈액암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면역체계를 방해하는 단백질을 억제하고 면역세포인 ‘세포독성 T 세포’를 활성화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도록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이다. 특히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면역세포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교정해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면역 치료 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은 주로 면역세포 중에서도 세포독성물질을 분비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T 세포’와 같은 혈액암 세포 내에 유전자를 바이러스나 전기 충격 요법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이용한 방식은 원치 않은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도 하고 전기 충격 방식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며 대량의 세포를 한 번에 교정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외부 전달체 없이 혈액암세포로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으면서도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교정할 수 있도록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량해 면역 치료에 응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 체크포인트(암세포 파괴를 방해하는 단백질) 유전자 중 ‘PD-L1’, ‘PD-L2’ 두 개를 동시에 표적으로 한다.

이로써 면역 체계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세포독성 T 세포가 암을 직접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항암 면역 반응이 증가됐다. 새롭게 개발된 유전자 가위 복합체를 기존 전기 충격 요법과 함께 시행하자 유전자 가위 단독 처리에 비해 8배 가까이 유전자 교정 효능이 높아졌다.

장미희 박사는 “이 기술은 다양한 면역세포에 적용가능해 암 뿐만 아니라 자가면역 질환,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질병 치료제 개발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 머터리얼스(Biomaterials)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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