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최종예선 가는 길에 감독 자른 ‘000 쇼크’를 아시나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17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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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다시 월드컵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 추첨이 17일 열리는 가운데 9월부터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진다. 2차 예선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 추린 34개국과 하위 순위 12개국 중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6개국 등 총 40개국이 5개 팀씩 8개조로 나눠 내년 6월까지 진행된다. 각 조 1위 8개국과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4개국 등 총 12개국이 최종예선과 2023년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다.

한국축구 수준으로 보면 2차 예선은 가볍게 통과할 전망이다. 본선 진출을 다투는 최종예선보다는 쉬운 상대를 만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90분 내내 수비만 하는 상대를 무너뜨린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벼랑 끝으로 몰린 경우가 종종 있어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대회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최종예선으로 가는 예선(1~3차)을 치른 경우는 총 8차례다. 1954년 대회에서는 곧바로 최종예선(일본과 홈&어웨이)을 가졌고, 2002년엔 개최국 자격으로 예선 없이 본선에 올랐다.

1986년 대회 2차 예선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홈&어웨이를 치러 2-0, 4-1로 이겼다. 최종예선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무려 32년 만에 본선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1990년부터 1998년 대회까지는 1차에 이어 최종예선이 진행됐다. 1990년 대회 1차 예선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네팔과 한 조를 이뤄 6전 전승을 거뒀다. 1994년 대회도 무난했다. 바레인, 레바논, 홍콩, 인도와 한 조에 편성된 1차 예선에서 바레인과 1차전서 0-0으로 비겨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7연승을 거뒀다. 최종예선은 지금도 회자되는 ‘도하의 기적’을 만들며 조 2위로 본선에 턱걸이했다. 1998년 대회 1차 예선에서도 태국, 홍콩과 한 조에 속해 3승1무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2006년 대회부터 1, 2차 예선에 이어 최종예선이 열렸다. 2차 예선에 직행한 한국은 레바논과 베트남, 몰디브와 한조를 이뤘다. 4승2무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하긴 했지만 많은 질타를 받은 예선이었다. 특히 FIFA 랭킹 142위(한국은 22위) 몰디브와 원정에서 0-0으로 비겨 여론이 들끓었다. ‘몰디브 쇼크’로 포르투갈 출신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네덜란드 출신의 본프레레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레바논 원정에서도 졸전 끝에 1-1로 비겨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2010년 대회에선 1,2,3차 예선과 최종예선으로 진행됐다. 3차 예선에 직행한 한국은 북한, 요르단, 투르크메니스탄과 한 조를 이뤘는데, 허정무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3번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혼쭐이 났다. 특히 북한과 연속으로 득점 없이 비겼다. 승점에서 북한과 동점인 가운데 골 득실에서 앞서 간신히 1위가 됐다. 한국은 공교롭게도 최종예선에서도 북한과 한 조에 속해 1승1무를 기록했다.

3차 예선에 직행한 2014년 대회에서는 레바논, 쿠웨이트, UAE와 한 조에 묶였다. 모두 중동 국가여서 환경이나 시차, 날씨 등 힘겨운 원정경기가 예상됐다.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레바논 원정에서 충격적인 패배(1-2)를 당했다. ‘레바논 쇼크’다. 이는 조광래 감독 경질의 빌미가 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최강희 감독이 쿠웨이트와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4승1무1패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8년 대회 2차 예선에서는 레바논과 쿠웨이트, 미얀마, 라오스와 한조에 속해 8전 전승을 거뒀다.

작년 8월 취임한 파울루 벤투 한국대표팀 감독이 두 번째 시험무대에 오른다. 1월 아시안컵은 8강에서 주저앉아 실패였다. 이번엔 월드컵 예선이다. 카타르월드컵 본선까지 가려면 이번 2차 예선부터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이제 그 막이 오른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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