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에 땅만 보고 걸어”…펜스룰 논란 강사 강의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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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5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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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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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룰’ 논란을 일으킨 한 여대 강사가 다음 학기 강의에서 배제됐다. ‘펜스룰’이란 성희롱·성추행에 엮일 수 있는 상황, 그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002년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에 “아내 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을 바탕으로 한 행동 방식이다.

15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학부에 출강했던 강사 이모 씨는 지난달 인스타그램 계정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사진과 함께 “짧은 치마나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면 고개를 돌려 다른 데를 본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는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라며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사 못 하면 바닥 보느라 그런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라고 썼다.

해당 학부 학생회는 이 씨의 글이 ‘펜스룰’에 해당한다고 봤다. 여성과 얽히는 것 자체를 피하자는 ‘펜스룰’은 여성을 배제하는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생회는 이 씨·학부장·교수 등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입장을 요구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이 씨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글을 적었다면서 학생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씨를 다음 학기에 배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 씨와의 계약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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