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요구 포괄한 南 중재안에도 北 “참견 말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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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7일 1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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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핵시설 전부 검증 폐기’ 진전->경협->유엔 제재 완화 모색
北 “북미대화에 참견할 문제 전혀 아냐…南, 통하는 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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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한반도 평화로드맵’을 제시했지만 북한이 남측에 대해 “참견 말라”는 입장을 내면서 최근 당사국들간 조성되고 있는 비핵화 대화 재개 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전일(26일) 국내외 뉴스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 답변을 통해 “(북미)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노이 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촉진안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향후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되면 북한이 어떤 조치를 완료했을 때를 실질적인 비핵화가 이루어진 것, 다시 말해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이른바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하는 것과 연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의 핵시설 전부가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변 전체 시설의 폐기를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미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이며,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변 시설 폐기가 진행되고 난 뒤 남북경협 추진 그리고 유엔안보리 제재 완화 모색이라는 순서를 제시했다.

이번 중재안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핵심으로 하고 또 ‘영변+α’를 담지 않다보니 북한 입장을 다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여지지만 실무회담에서 ‘비핵화 정의’와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핵심 요구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이행조치들을 목록화하고 시간 계획을 수립한 로드맵은 당사자 간 협상을 거쳐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미 간에는 하노이 회담 때 영변 핵시설 폐기 범위를 놓고도 이견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강조하면서 핵시설 “전부”를 “검증”을 거쳐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핵화와 보상에 대해 ‘선(先) 핵폐기·후(後) 보상’과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절충하는 구상도 담았다.

아울러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최종상태, 엔드스테이트(end state)에 대해선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로 하고, 그 대신 미국은 북한과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며 6.12 싱가포르 합의가 그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루만인 이날(27일) 북한은 남측에 “참견 말라”는 담화를 발표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북한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조미대화의 당사자는 말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적대관계의 발생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미국에 련락할것이 있으면 조미사이에 이미전부터 가동되고있는 련락통로를 리용하면 되는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것만큼 남조선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의 중재안에 대해 영변 핵시설 폐기 범위 그리고 영변 폐기와 제재 완화 순서를 언급하며 “북한 편에만 선 것이 아니라 영변 폐기를 중심으로 북한과 미국 모두 반발씩 양보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봤다.

또 김 교수는 하노이 노딜은 “남북 정상회담 5조 2항의 결렬”이라며 “(북한은) 남북이 합의만 하고 미국을 설득할 생각은 안 한 것이 아니냐는 실망과 배신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이 영변 폐기를 다시 꺼내든 것은) 결국 9월 평양공동선언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함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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