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근 제자 신민규 “스승의 ‘200m 신화’ 되찾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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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육상선수권 모처럼 긴장감… 한국신 박태건 20초40에 도전장
장 감독 “2022 亞경기 우승 목표”
고3 이재성도 100m 유망주 떠올라… 김국영 고교 때 기록 작년에 넘어

신민규. 대한육상연맹 제공
신민규. 대한육상연맹 제공
“감독님 기록 제가 되찾아오겠습니다.”

갓 성인 무대에 진출한 신예의 ‘돌발’ 발언에 한국 육상계에 기분 좋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시청 육상팀에 입단한 신민규(19). 그는 강원 정선에서 25일 개막하는 한국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 한국기록(20초40) 보유자 박태건(28·강원도청)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둘은 27일 예선 준결선, 28일 결선에서 ‘신구 자존심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신민규는 1985년 20초41로 한국기록이자 아시아기록을 수립했던 장재근 감독(57)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이 기록을 지난해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박태건이 33년 만에 0.01초를 당기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신민규가 이 한국기록을 다시 깨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신민규의 기록은 2017년 8월 한중일 주니어 종합경기대회에서 수립한 20초84.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하지만 올 초부터 신민규를 본격적으로 키우는 장 감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전국체전 당시 허리 부상 등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100m, 200m, 1600m계주에서 우승해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된 훈련을 불평 한마디 없이 소화해 내는 정신력과 운동에 대한 열의도 코치진들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라는 평가다.

신민규는 자신의 체형에 맞게 주법을 바꾸며 체력도 키우고 있다. 장 감독은 “자세만 정확하게 잡히면 2년쯤 후에는 20초30대까지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2년 항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목표로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육상을 시작한 신민규는 한강미디어고 2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70cm 초반이던 키가 178cm까지 크면서 기록도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 김국영(28·광주시청)의 아성에 도전하는 유망주도 등장했다. 경기 덕계고교 3학년 이재성(18)은 지난해 7월 10초41을 기록해 김국영이 평촌정보산업고 시절 세운 고교기록(10초47)을 넘어섰다. 23일 홍콩에서 끝난 인터시티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이재성은 이번 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지만 조만간 김국영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단거리 육상계는 기대하고 있다. 백석중(경기 양주) 2학년 때인 2015년 육상에 입문한 이재성은 180cm의 큰 키에 힘이 붙으면서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재성은 올해 안에 신민규가 지난해 세운 100m 고교 최고기록 10초38을 갈아 치우는 게 1차 목표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한국육상선수권#박태건#이재성#박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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