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前장관이 現장관에 돌직구…“축사나 하고 다닐 때냐”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0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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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6·15 공동선언 19주년' 토론회서
"한반도 문제 해결구도, 3자→4자 높아져"
"대책 수립해야…축사만 하는 건 비정상"
"文대통령도 문제…靑 참모들이 더 문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으로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해결 구도가 기존 3자(남·북·미)에서 4자(남·북·미·중)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통일부 장관이 ‘축사’만 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기로의 선 한반도의 운명, 내일은 없다’에서 정 전 장관이 ‘북미관계 정체의 원인과 우리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면서 나왔다.

정 전 장관은 “그동안 우리는 남·북·미 3자 구도에서 ‘운전자’를 자임하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역할을 해왔다”며 “그런데 오늘 시진핑 주석의 방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 구도가 3자에서 4자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앞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노동신문에 직접 기고한 글도 근거로 들었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북한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과 함께 조선반도 관련 협상이 진전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중국은 평화협정 문제를 거론하며 4자로 들어오고 있다“며 ”이것은 자기들도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 데 떳떳한 4분의 1의 지분을 가진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판이 커진 것이다. 통일부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문제“라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교량 역할을 해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도록 하겠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통일부 장관이 축사만 하고 다니는 건 비정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떠난 김연철 장관을 겨냥한 것이었다.

정 전 장관은 ”저는 (장관 시절) 축사할 시간도 없었다. 매주 회담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후배 장관이 축사만 하고 다닌다. 어제도 축사를 했다“며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3자에서 4자 구도로 바뀔 기로에 섰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도 비판했다.

그는 ”저는 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라고 해서 상당히 기대를 가졌다“며 ”그런데 미국이 계속 북미·남북 관계가 같이 가야 된다고 발목을 잡아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반도 운전자론에서 미국 결정자론으로 끌려간 것은 문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다. 참모들이 더 문제“라며 ”이번 정부의 참모들은 대통령의 발목을 너무 잡는 것 같다.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김 장관은 축사에서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비롯해 이달 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언급하며 ”앞으로 몇 주가 한반도 평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북미·남북 대화도 열려야 한다“고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6·15 남북공동선언 19주년을 맞아 6·15 정신을 확인하고, 교착 상태에 있는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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