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백자 항아리·인장 2점 고국 품으로…美경매서 구입 국내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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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9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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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문화재청 제공).© 뉴스1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문화재청 제공).© 뉴스1
문화재청은 조선시대 숙선옹주(1793~1836, 정조의 서차녀, 수빈 박씨 소생)가 살던 궁에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조선 시대 왕실 관련 인장인 ‘중화궁인’을 지난 3월 미국 뉴욕의 경매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19일 밝혔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바닥면.(문화재청 제공)© 뉴스1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바닥면.(문화재청 제공)© 뉴스1
두 문화재는 문화재청 산하 기관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국외 경매현황을 점검하다가 발견한 후 전문가들의 가치평가와 문화재청과의 구매 타당성 평가 논의 등의 절차를 거쳐 매입했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조선 19세기 분원 관요(官窯)에서 제작된 단아한 형태의 사각호로, 바닥면에 청화(자기에 색이나 문양 등을 나타내는 데 쓰이는 안료 일종)로 쓴 ‘이동궁(履洞宮)’이라는 명문이 있다. 궁(宮)은 왕실 가족이 사용하는 장소에 붙이던 명칭으로 왕자와 공주, 옹주가 혼인 후 거처하던 집도 궁으로 불렀다.

왕실 가족의 궐 밖 궁가는 사동궁과 계동궁 등 지명을 따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백자호에 쓰여 있는 ‘이동궁’의 이동(履洞) 역시 서울의 한 지명(현재 서울시 중구 초동 일대)으로, 이 백자호는 혼인 후 이동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진 숙선옹주의 궁가에서 사용된 기물로 추정된다.

‘중화궁인’의 인뉴(도장 손잡이)는 서수(상서로운 짐승) 모양이고, 인면(도장에 글자를 새긴 면)에는 ‘중화궁인(重華宮印)’을 전서와 해서가 혼용된 독특한 서체로 조각돼 있다. ‘중화궁’은 승정원일기와 일성록, 비변사등록 등에 언급돼 있으며, 앞으로 면밀한 연구와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문화재 환수는 지난 2017년 환수된 ‘효명세자빈 죽책’, 2018년에 국내로 들어온 ‘덕온공주 동제인장’과 ‘덕온공주 집안 한글자료’에 이어 조선 시대 왕실 관련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문화재는 조선왕실유물 전문기관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관리된다.

한편 이번 환수는 문화재청과 문화재지킴이협약을 맺고 한국 문화유산 보호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회사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으로 이뤄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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