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최초 민선 무르시 前 대통령, 재판 도중 법정서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8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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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최초 민선 대통령이었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68)이 17일(현지 시간)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다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범아랍 최대 이슬람운동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의 수뇌부로 활동했던 무르시 전 대통령은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이후 2012년 6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51.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이 주도한 군부 쿠테타로 취임 약 1년 반인 2013년 7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후 수감된 무르시 전 대통령은 2012년 발생한 시위와 관련해 시위자 체포와 고문을 명령한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징역 20년을 받았다. 2016년에는 간첩혐의로 종신형을 받았고 2017년 법정 모독 혐의로 징역 3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 외에도 그는 기밀누설, 단체 탈옥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재판을 받아야 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이 숨지자 무슬림형제단은 “완전한 살인”이라며 비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의 유족 측은 “수감 기간 동안 무르시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됐고 가족들의 면회도 거의 허락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무르시 전 대통령은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카이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국제인권기구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성명을 통해 무르시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며 “이집트 당국은 적절한 치료권이 보장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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