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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풍자’ 세계가 매료… “덩굴처럼 뻗어 당신 속에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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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풍자’ 세계가 매료… “덩굴처럼 뻗어 당신 속에 박힌다”

이서현 기자 입력 2019-05-27 03:00수정 2019-05-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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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칸영화제 황금종려상]한국영화, 세계 평론계가 인정
양극화 문제 블랙코미디로 접근… 한국적 디테일, 보편적 공감대 얻어
황금종려 수상경력 거장 5명 제쳐
주연배우 송강호에 트로피 바치는 봉감독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시상식 뒤 열린 포토콜에서 트로피를 그의 ‘페르소나’ 배우 송강호에게 바치고 있다. 봉 감독은 시상식에서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인 송강호 씨의 멘트를 듣고 싶다”며 송강호와 스포트라이트를 나눴다. 사진 출처 칸 국제영화제 홈페이지

“‘패러사이트(Parasite·기생충)’ 봉준호!”

25일 저녁(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호명에 숨죽임 끝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영광스러운 수상자를 향한 ‘예우의 함성’은 국적을 불문했다.

봉준호 감독은 옆자리에 앉은 배우 송강호를 뜨겁게 얼싸안았다. 그리고 대극장의 관객들을 뒤돌아보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가 처음 칸을 밟은 지 13년 만에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는 순간이었다.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 영화제는 당대 영화의 어젠다를 주도하며 국제 영화제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아시아 영화에도 주목해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이란의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중국의 천카이거 감독 등도 칸을 통해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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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AP통신은 봉 감독과 황금종려상(Palme d‘Or)의 합성어인 ‘봉도르(Bong d’Or)’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르가 결합한 이 영화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가장 호평 받은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한국의 신랄한 풍자로 봉준호가 칸에서 역사를 썼다”며 “송강호는 한국의 국보급 배우”라고 주목했다.

‘기생충’의 수상 여부는 칸 영화제 초청작이 발표된 4월 중순만 해도 ‘시계 제로’의 상황이었다. 총 21편의 경쟁작 가운데 5편의 감독이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거장들로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영 아메드’로 올해 감독상을 수상한 장피에르, 뤼크 다르덴 형제와 ‘소리 위 미스트 유’의 켄 로치 감독은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감독이다.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아시아 영화는 수상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기생충’은 칸 현지 상영 직후 압도적인 호평을 받으며 영화제 전 설왕설래를 무색하게 했다. 특히 전 세계가 경제성장으로 맞닥뜨린 빈부 격차와 양극화의 문제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것이 보편적인 공감대를 샀다는 평가를 받는다. 칸 영화제에 앞서 봉 감독은 “한국적인 디테일이 포진해 있지만 빈부 차이는 전 세계의 보편적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가족이 거주하는 반지하, 치킨집을 하다 망한 이야기 등 기택네 가족에 대한 묘사는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이는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외신들은 “덩굴손처럼 뻗어와 당신 속으로 깊숙이 박힌다”(가디언), “‘살인의 추억’ 이후 봉준호 감독의 가장 성숙한,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발언”(할리우드 리포터)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한국의 문제를 넘어 세계의 보편적 문제가 된 계층과 양극화 사회문제를 영상미학을 더해 풀어낸 것이 칸의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봉준호#기생충#칸영화제 황금종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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