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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외길 외교’ 성과 못내자… 文정부와 美-日, 간극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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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외길 외교’ 성과 못내자… 文정부와 美-日, 간극 벌어져

한상준 기자 , 신나리 기자 입력 2019-05-27 03:00수정 2019-05-27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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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밀착중에 고립된 한국외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이후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북한을 뒀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택이자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한일 관계도 함께 풀어간다는 복안이었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한 해빙 국면에서는 이런 전략이 적중하는 듯했다. 미국은 한국의 대화 견인에 힘을 보탰고, 일본도 대화 흐름에 올라타려고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비핵화 논의가 멈춰 서고 북한의 도발로 오히려 한반도 상황이 과거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후순위로 미뤘던 각종 외교 이슈, 그것도 한미 한일 관련 이슈가 우후죽순 격으로 터져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비핵화 청구서’ 계산기를 꺼내 들 태세고, 미국과의 밀착을 이어가는 일본은 한국을 향한 견제를 감추지 않고 있다.

○ 열려도, 안 열려도 고민인 韓日 회담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는 외교 ‘빅 이벤트’가 연이어 열린다. 다음 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G20을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방한에 나선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일 정상회담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첨예한 과거사 이슈 때문에 개최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논의를 위해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났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G20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지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두 정상이 만나도 고민, 안 만나도 고민”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한일 정상이 만나도 얼굴만 붉히고 헤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G20 개최국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자국(自國)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일본이 과연 문 대통령을 어느 정도까지 배려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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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북핵 청구서만 거론할 수도

한미 정상회담의 경우 개최 시점은 정해졌지만 의제와 일정은 여전히 미정이다. 4월 워싱턴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때 비핵화 협상 상황과 6월 말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남북 접촉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의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결국 다음 달 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논의가 4월 정상회담과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진다면 청와대가 난감해질 수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줄곧 한미 정상회담의 메인 의제였던 비핵화 이슈에 특별한 것이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통상 문제 등 다른 의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미 동맹과 공조를 재확인하는 성과는 있겠지만 청와대로서는 다른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미 정상 통화 유출이라는 초유의 악재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청와대는 남은 한 달여 동안 북한을 움직이는 게 급선무다.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을 위한 5당 대표 회동을 재추진하고, 이후 북측에 식량 지원을 공식 제안하겠다는 계획이다. 어떻게든 남북 간 돌파구를 열어야 한미·한일 관계의 선순환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계기에 남북 관계와 별개로 한미·한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북핵이 풀리면 다 풀린다’는 식으로 일관한다면 임기 후반에는 더 심각한 외교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 기자
#비핵화 외길 외교#문재인 대통령#외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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