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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국가’ 였던 스웨덴, 유럽서 가장 높은 성장률 기록할 수 있게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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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국가’ 였던 스웨덴, 유럽서 가장 높은 성장률 기록할 수 있게된 이유?

이유종 기자 입력 2019-05-21 18:16수정 2019-05-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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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항구도시 스톡홀름의 전경. 스웨덴은 장기간 규제 개혁을 추진하며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방탄소년단 정국의 솔로곡 ‘유포리아’가 이달 초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258일 만에 6000만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스웨덴이 설립한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음원사이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지난달 말 프리미엄 서비스 유료회원을 1억 명이나 모았다. 지난해 매출액만 60억 달러(약 7조 원)에 달한다. 인구 1000만 명 정도의 스웨덴에는 이런 큰 기업이 많다. 어떻게 가능할까. 북유럽은 벤처 캐피털 커뮤니티가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할 때 매우 작다. 서로 지인들이라 자금 조달이 쉽다. 기업에 호의적인 환경도 성장을 돕는다. 스웨덴은 전 세계 해적 음악의 메카이자 개인 간(P2P) 음원 공유, 정보통신 엔지니어링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스포티파이 창업자는 불법 파일 공유를 해결할 대안을 찾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광고 지원 스트리밍이라는 방식을 찾아냈다.

스웨덴은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가난한 국가 중 하나였다.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국민 20%가 미국으로 떠났다. 바이킹의 후예들은 200년 이상 전쟁과는 담을 쌓고 자유무역을 하면서 부를 쌓았다. 한데 부가 늘어나고 튼실한 복지 시스템을 갖추게 되자 걱정이 커졌다. 튼실한 복지제도는 천문학적인 재정이 필요했다. 또 경제는 고임금 구조로 바뀌었고 성장하는 게 쉽지 않게 됐다. 결국 1990년대 초 위기가 닥쳤다.

해결책이 필요했다. 정부는 경제 성장 없이는 복지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기업이 운신의 폭을 넓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기업들은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다. 정부는 좋은 규제는 경제 성장을 돕지만 그렇지 않은 규제는 경제를 해친다고 봤다. 규제를 최대한 단순하게 바꾸고 규제 품질 개선(Better Regulation)에도 나섰다.

2000년대 초 다시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정부는 체계적인 규제 개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2006년 당시 집권한 보수 연립정부는 기업의 행정비용을 2010년까지 25% 줄이기로 했다. 기업 대상의 규제 상담 시스템도 만들었다. 청문위원회를 가동해 기업과 관련된 정책, 법률을 만들 때는 이해 당사자들이 적극 관여할 수 있게 했다. 규제가 생길 때마다 스웨덴 상공회의소는 정부에 피드백을 제공했다. 감사원은 규제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재량권을 가지고 조례 등을 통해서 공공 청소, 쓰레기 재생, 건강 보호 등의 규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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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발생하기 전 사전영향평가도 실시한다. 법안이 경제에 끼칠 영향을 예측해서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실제 제정 법안이 중소기업에 끼치는 비용, 결과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한다. 또 이런 내용을 규제를 만들 때 의무적으로 밝히도록 규정했다. 보수 연립정부는 2006~2014년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의약품 처방 정부 독점 폐지, 유한회사 설립요건 완화, 경쟁법 개혁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스웨덴은 연평균 2.7%의 경제 성장을 일궈냈으며 2015년에는 4.5%에 달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비즈니스 환경평가에서 스웨덴은 영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오픈월드 인디게임 마인크래프트, 퍼즐 게임 캔디크러쉬사가, 모바일 결제서비스 클라르나, 부동산 중개기업 콤파스 등 혁신 ‘유니콘 기업’도 대거 배출했다.

한국도 1998년 규제개혁위원회를 세우고 크고 작은 규제를 풀어왔다. 사실 시스템은 한국이나 스웨덴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스웨덴도 여전히 규제는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월 스웨덴 정부에 일부 규제를 완화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스웨덴은 보수와 진보 정권에 관계없이 장기간 규제 개혁을 추진한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에도 덜 휘둘린다. 또 공무원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도록 제도 개선을 좀 더 현실적으로 한다. 처리 과정도 매우 투명하다. 진행 과정마다 모든 내용을 공개한다. 더 성장하려면 기득권 세력을 설득하는 일도 필요하다. 풀어야 풀린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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