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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후예’ 작심 비판한 文대통령…한국당 “사과하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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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후예’ 작심 비판한 文대통령…한국당 “사과하라” 반발

문병기 기자 , 유근형 기자 입력 2019-05-19 18:02수정 2019-05-1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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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내년이 아닌 올해 기념식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너무나 미안하다”는 대목에서 울컥하며 10초가량 말을 잇지 못한 문 대통령은 이어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했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과 이에 대한 징계를 미룬 한국당을 ‘독재자의 후예’로 규정하며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당은 사과를 요구하며 ‘독재자의 후예’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정상화가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 가운데 추가경정예산 국회 통과와 대북식량지원 논의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후폭풍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독재자 후예’ 작심 비판 나선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5·18 기념식 참석을 앞두고 지난 주초부터 직접 기념사를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자의 후예’, ‘유신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 등의 표현들이 최근 정국에 대한 문 대통령의 소회가 담긴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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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올해 기념사에선 비판의 강도가 훨씬 강해졌다.

문 대통령은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광주 5·18에 감사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좋은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그럴 때만이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통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5·18 이전, 유신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대한 한국당의 대응을 반(反)민주주의적 행태로 규정하면서 협치 불발과 정국 경색의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 청와대 관계자는 “5·18 민주화운동도 인정하지 못하는 세력과는 미래를 함께 논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작심 비판은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한국당이 현 정부를 ‘좌파 독재’로 규정한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를 청산대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대통령 사과” 요구 속 추경 5월 처리 불투명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짧게 인사를 건넸고 황 대표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가 된 이후 문 대통과 만난 것은 3·1절 기념식에 이어 두 번째다.

청와대와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황 대표 간 단독회동,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 등 국회정상화 방식을 놓고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황 대표의 장외투쟁이 끝나는 24일까지 (한국당의) 대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국회 안에서는 패스트트랙에 당하고, 밖에서는 대통령에게 당했는데 우리가 백기항복하고 여당과 (국회 정상화) 대화에 나서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5월 내 추경 국회통과도 불투명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관계자는 “이번 주 초(20~22일) 국회 정상화 협상이 타결돼야 5월 처리가 가능하다”며 “현 예결위원 임기가 29일로 종료되면 시간이 더 지체되면서 최악의 경우 임시6월 국회 처리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르면 20일 열리는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호프미팅’에서 국회 정상화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한국당이 요구하는 패스트트랙 사과까지는 어렵겠지만, 국회 복귀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유감 표명 정도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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