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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흥행 신기록…‘어른들의 동화’ 마블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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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흥행 신기록…‘어른들의 동화’ 마블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

이서현기자 입력 2019-04-28 17:30수정 2019-04-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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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 게임’ 포스터 © 뉴스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시리즈 21편의 한국 시장 총 누적 관객 수는 1억 명이 넘는다. 피날레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이 22편의 오락영화 시리즈에 ‘인피니티 사가(saga·신화나 대서사시를 뜻하는 말)’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블 영화들이 한 세대가 공유하는 ‘영웅의 대 서사시’의 반열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MCU는 만화 원작자이자 마블스튜디오 명예회장 스탠 리(1922~2018)가 남긴 원작 만화를 유산으로 삼아 오늘의 자리까지 왔다. 스탠 리가 남긴 어록에는 마블의 성공 요인 뿐 아니라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의 기본 원칙이 숨어있다.

●“히어로는 어른들의 동화, 사람들은 입체적인 히어로를 원한다”


스탠 리는 히어로가 대중에게 사랑받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할 요소를 ‘공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히어로들도 돈이 없을 수도, 가족간 불화가 있거나 연애가 잘 안 풀릴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와 같은 것을 경험하는 히어로를 원한다”고 말했다.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우는 히어로들은 정작 보통 사람들 같은 고민을 안고 산다. 소중한 친구를 잃었거나(캡틴 아메리카), 사고뭉치 동생과 갈등을 겪고(토르), 자신의 근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스타 로드).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한국에서 아이언맨이 특히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도 여기에서 찾았다. “아이언맨은 부유하지만 신체적으로 결함을 가진 히어로다. 위험한 상황에도 늘 유머를 잃지 않고 삐딱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모습은 한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사랑한 영웅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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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강한 히어로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평범한 ‘동료애’다. 나무(그루트)나 너구리(로켓)까지도 마침내 끈끈한 가족이 되는 이유는 이들이 서로와 타인을 위해 언제든 희생을 할 수 있는 히어로로 함께 성장해나가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사가’는 마블의 히어로들이 초능력을 가져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기 때문에 사랑 받았다는 것을 10년 동안 증명해왔다.

●“우리는 함께 지구별을 여행하는 동반자”


원작 만화는 아시아인과 흑인을 포함한 모든 인종, 여성, 성소수자에도 열려 있었다. 영화에서도 다양한 범주의 마이너리티들이 등장한다. MCU 서사의 중심 영웅 캡틴 아메리카조차 ‘퍼스트 어벤져’에 등장한 첫 모습은 소년 같이 왜소한 군인이었다.

마블의 향후 10년은 여성(캡틴 마블)과 흑인(블랙 팬서), 그리고 좌충우돌하는 10대(스파이더 맨)와 같은 기존의 히어로 공식을 깬 ‘마이너리티’에 달려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가 흑인인 팔콘에게 전달되는 장면과 타노스에 맞서며 캡틴 마블과 발키리 등 여성 히어로들이 한 스크린에 모이는 장면은 그만큼 상징적이다.

‘블랙 팬서’는 최초의 흑인 히어로로 미국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고 ‘캡틴 마블’이 페미니즘 논란과 별개로 개봉 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마블이 단순히 ‘마이너리티’라는 니치 마켓을 겨냥하기 위한 얄팍한 전략을 쓴 것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관객들은 언제나 ‘언더독(약자·패배자)’ 스토리에 마음을 연다. 마블의 미래는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히어로들이 어떤 조화를 만들어낼지가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나 조차도 마음이 두근거리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다”

마블스튜디오의 강력한 경쟁력은 원작의 많은 캐릭터의 생동감을 황금 비율로 조화해냈기 때문이다. 마블 원작 만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백소용 시공사 책임편집자는 “허무맹랑한 판타지이지만 원작 만화는 오랜 역사에서 나오는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으로 MCU의 세계관을 있음직하게 보이게 한다. 영화는 그중에서도 가장 관객들이 열광할 만한 캐릭터와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각 시리즈의 초기 작품들은 캐릭터와 서사에 집중해 관객들이 충분히 스토리라인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시리즈가 이어지며 ‘쉴드’의 수장 ‘닉 퓨리’ 캐릭터가 개별 작품의 연결고리가 되고 각 캐릭터들이 각각의 영화를 넘나들며 관객들은 실제 자신이 MCU의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만화책 뿐 아니라 TV 시리즈 ‘에이전트 카터’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된 스토리는 영화를 보는 팬들에게 다층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그 전략의 중심에는 원작 만화의 열정적 팬인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사장이 있다. 마블은 그와 함께하며 스탠 리의 모토 ‘엑셀시오(excelsior·더욱 더 높이)’처럼 비상해왔다. 백 책임편집자는 “마블은 케빈 파이기를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MCU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그것이 DC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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