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창의 생태계’ 구축이 관건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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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어제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 달성을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채용해 세계 1위 업체가 되겠다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칩이라면 시스템반도체는 연산 논리 분석 등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다. 한국은 메모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이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 유럽, 대만, 일본, 중국에 이어 6위에 그친다.

한국은 20여 년 전부터 시스템반도체를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해왔으나 아직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의 2배인 데다 부가가치가 높다. 미국의 인텔이 1980년대에 메모리 시장에서 철수하고 시스템에 집중한 이유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의료용 로봇 등에서 시스템반도체의 수요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미국이 절대 강자였던 비메모리 시장에서 중국은 몇 년 사이 빠르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한국을 앞질렀다. 다른 나라 반도체업체들을 인수합병해 단시간 내 발전을 꾀했지만 최근 중국의 제조업 굴기를 견제하는 미국에 의해 번번이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중의 기술 패권 다툼이 벌어지는 지금, 한국은 그 틈새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메모리가 대규모 설비 투자와 노하우 축적이 필요한 장치 산업인 데 반해 시스템은 고도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가진 인력이 관건이다. 메모리가 소품종 대량생산이라면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삼성은 연구개발 분야에만도 2030년까지 7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삼성 혼자만으로는 안 된다.

정부와 학교가 창의적인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일자리가 부족하다지만 소프트웨어 등 첨단 분야는 인재가 없어 쩔쩔매는 상황이다. 정부가 나서서 수요는 넘치는데 입학정원이 동결된 컴퓨터공학이나 반도체학과를 늘리고 기초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삼성은 중소업체들과 상생의 생태계를 형성함으로써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혁신 기업과 고급 일자리가 많이 생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메모리#시스템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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