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외국인 투자 봇물… 우즈베크엔 위탁관리 모델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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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인터뷰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속한 행정환경을 제공해야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경제청 제공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속한 행정환경을 제공해야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경제청 제공
“형지는 이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기업입니다. 송도를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아 고용 창출에 힘쓰겠습니다.”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66)이 14일 형지 계열사 가운데 ‘형지 엘리트’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가장 먼저 입주시킨 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54)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다. 형지는 본사와 협력사 직원 약 1000명이 상주할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23층, 3개동)를 송도에 짓고 있다. 김 청장은 국내 최대 패션그룹 형지를 송도에 입주시키기 위해 최 회장을 수차례 만나며 공을 들였다.

2017년 9월 인천시 공직자 출신으로는 첫 인천경제청장 자리에 오른 그가 임기(3년) 중반을 넘기고 있다. 김 청장은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혁신 방안을 설명하며 향후 닥칠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투자 유치가 성과를 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국내외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지난달 말 현재 전국 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 총액은 176억1500만 달러다. 이 중 인천경제자유구역이 119억2140만 달러로 68%를 차지한다. 지난해 13억3410만 달러의 투자를 끌어들였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5270만 달러를 유치했다. 2017년 11월 투자계약을 체결한 일본 생활용품 제조기업 아이리스오야마가 소형가전 등 제조시설을 지난달 송도에 준공했다. 청라국제도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협상해 온 유통회사 M을 비롯해 30여 유명 기업이 청라에 거점을 마련한다. 또 미국 최대 유통기업도 청라에 진출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6, 8공구 국제공모 부지는 어떻게 개발할 생각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자유구역인 만큼 명품 건축물이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좌절된 151층 인천타워의 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세계가 주목하는 하이테크 초고층 건축물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도 M6(송도7정거장) 부지에 이런 건물이 세워지면 외부 효과가 커져 세계적 도시 반열에 오를 것으로 믿는다. 서울 잠실 롯데타워보다 더 뛰어난 건축물이 송도에 들어선다고 생각해보라. 도시 위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할 수 있지 않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을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와 글로벌 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기업 ‘센스타임’ 유치전(戰)에 본격 나선다. 올 2월 센스타임 및 연세대 등과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AI협회를 설립하고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AI스쿨을 건립하는 내용의 협업의향서를 맺었다. 센스타임 유치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끌어올려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교육도시는 글로벌 비즈니스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반이다. 교육과 연구 인프라가 중요하다. 올 상반기 미국 스탠퍼드대 부설 스마트시티연구소가 송도에 문을 연다. 2020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밀너의학연구소가 들어서고 202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음악원이 개교할 예정이다. 송도 글로벌캠퍼스 등에 세계 50위 이내 대학 10곳이 개교하도록 하겠다.”

―사실상 위기를 맞은 한국 경제자유구역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겠다며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정작 행정 절차에 들어가면 여전히 일반법을 고집한다. 예를 들어 건물이 있고 돈이 있어도 창업 기업을 위한 특별구역인 ‘스타트업 벤처폴리스’를 만드는 데 3년이나 걸려야 한다면 이는 경제자유구역을 옥죄는 행정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행태를 깨지 않으면 한국 경제자유구역의 미래는 단언컨대 없다. 인천경제청도 6년 뒤부터는 재원이 고갈된다. 6, 8공구 토지 매각으로 2년 버티고 다음에는 11공구 땅 팔고 나면 일반회계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영종 북측 준설토 투기장 등을 인천시가 확보해야 한다. 영종2지구(중산지구) 개발도 인천경제청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모델을 우즈베키스탄으로 수출하는 길이 열리는 것 같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수도 타슈켄트 인근 안그렌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우리 인천경제청이 맡아 달라고 요청해 왔다. 19일 오후 4시(현지 시간) 타슈켄트에서 ‘인천경제청과 우즈베키스탄 투자대외무역부가 안그렌경제자유구역 위탁관리, 개발 및 운영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함께한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경제자유구역#김진용#인천경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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