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황사·꽃가루, 봄이 괴로운 사람들”…알레르기 질환 예방·치료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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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황사에 꽃가루까지 겹치는 봄은 알레르기 질환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계절이다. 꽃가루는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과 더불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3대 원인 물질이다. 특히 벚꽃이 지고 나무에 새싹이 움트는 요즘이 연중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시기다.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흥우, 강혜련 교수의 자문을 얻어 알레르기 질환 예방 및 치료법을 3단계로 정리했다.

① ‘지피지기(知彼知己)’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는 건 과도한 면역 반응 때문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처럼 인체에 무해한 물질을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잘못 인식해 불필요한 면역 반응을 보이면서 특정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기관지 천식이 대표적이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치주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질환으로 국민 15.3%가 앓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자라면 먼저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항원)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사람마다 항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꽃가루가 날릴 때 증상이 심해지더라도 정확히 어떤 나무의 꽃가루가 문제인지 알아두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선 의료기관에서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받아야 한다. 피부를 바늘로 찌른 뒤 그 위에 항원을 소량 떨어트려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모기에 물린 것처럼 피부가 부풀어 오르면 그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뜻이다. 혈액을 활용해 검사하는 방법도 있다.

②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알았다면 접촉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미세먼지나 황사에는 어떤 원인 물질이 있을지 모르는 만큼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하다면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한다면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방한용 마스크로는 원인 물질을 걸러낼 수 없다.

이달부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심해진다. 이런 꽃가루는 곤충이나 새가 아니라 바람에 의해 꽃가루를 운반하는 ‘풍매화’다. 벚꽃 진달래 개나리와 같은 봄꽃이 아니라 참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 나무에서 피는 꽃이 여기에 해당한다. 박 교수는 “자신이 특정 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예보를 통해 해당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했다.
‘꽃가루 달력’ 서비스
‘꽃가루 달력’ 서비스

기상청은 동네별로 기온과 풍속 등을 고려해 오전 6시와 오후 6시 하루 2번씩 꽃가루농도 위험지수를 예보하고 있다. 또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은 이달 10일부터 ‘꽃가루 달력’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11년간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요 꽃가루 13종의 연중 날림 시기와 정도를 4단계로 구분해 한 눈에 알기 쉽게 달력으로 만든 것이다. 국립기상과학원 홈페이지(www.nims.go.kr)에서 지역별 꽃가루 달력을 확인할 수 있다.

③ 피할 수 없다면 치료해야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안 먹으면 된다. 문제는 원인 물질을 피할 수 없을 때가 더 많다는 점이다. 집 주변에 나무가 없어도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퍼진다. 결국 피할 수 없다면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알레르기 증상을 가라앉히는 게 목적이다. 간혹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1, 2주 가량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약을 끊으면 재발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알레르기 체질을 바꾸는 면역 치료도 있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조금씩 노출시켜 우리 몸이 해당 물질에 적응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약물 치료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고 완치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강 교수는 “단 효과를 보려면 3~5년간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전문가와 상의한 뒤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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