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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궁가 3시간 완창 위해 삼겹살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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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궁가 3시간 완창 위해 삼겹살로 아침”

임희윤 기자 입력 2018-03-23 03:00수정 2018-03-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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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아이돌’ 김준수 첫 완창 도전
팬클럽 보유… 입장권 순식간 매진, “스승님 오신다고해 벌써부터 떨려”


서울 종로구청 인근에서 20일 만난 소리꾼 김준수 씨가 부채를 펼쳐 보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소리꾼 김준수 씨(27)는 요새 아침마다 혼자 고기를 굽는다.

기자와 만난 20일 아침에도 자취집에서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고 나왔다. 2주째다. “버섯, 양파, 마늘도 넣어서요. 이렇게 먹으면 힘이 달라지니까 완창 앞두고는 좋든 싫든 먹어야겠더군요.”


김 씨가 자신의 첫 완창 판소리에 도전한다. 2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리는 ‘김준수의 수궁가―미산제’다. 훤칠한 외모에 실력을 겸비한 그는 이미 국악계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린다. 팬클럽(‘준수한소리’)도 있다. 이번 공연도 순식간에 매진됐다. 극장 측이 무대 쪽 시야가 가리는 객석 일부를 추가로 오픈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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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전남무형문화재 29-4호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다. 공연 날 객석에는 그의 스승 박병희(본명 박방금) 명창도 자리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숱한 무대에 선 그도 “가장 무서운 관객은 스승”이라고 했다. “눈이 마주치면 너무 떨릴 것 같아 시선을 그 너머로 넘길 예정”이라고. 완창 공연 시간은 약 3시간에 이른다.

A4용지로 40쪽이 넘는 ‘수궁가’ 가사를 외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한번 잊어버리면 애드리브밖에 수가 없다. “연습하다 턱 막히면 아직도 가슴이 조마조마, 쿵쾅쿵쾅합니다.”

김 씨가 꼽는 ‘수궁가’의 진미는 뭘까. “별주부가 토끼 인상착의를 그려보는 대목, 토끼가 꾀로 용왕과 ‘밀당’하는 대목…. 재미난 장면이 많지요.”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서 그는 창작 판소리를 선보였다.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하는 상황을 올림픽 선수에 대입해 풀어냈다. “세계인 앞에 우리 소리를 들려드렸다는 게 큰 보람입니다.”

옛것을 좇지만 김 씨도 별수 없이 ‘요즘 젊은이’다. “가끔 울고 싶어지면 오밤중에 차를 몰고 (경기 양평) 두물머리에 갑니다. 강물에 대고 소리를 지르거나 흥타령도 부르죠.” 차 안에서 가요도 열창한다. “창과 슬픈 발라드가 서로 감성이 통하나 봐요.”

7월부터는 국립창극단 작품 ‘흥보씨’의 주연으로 나선다. “언젠가 싱어송라이터로서 작사 작곡을 해 디지털 싱글도 내보고 싶어요. 하지만 가장 원하는 건 우리 전통을 잘 보존하는 올곧은 뿌리가 되는 겁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국악계 아이돌#김준수#완창 판소리#수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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