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야, 쇼핑을 부탁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IT업계 잇달아 서비스 도입

‘아마존, 구글엔 있지만 애플엔 없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e커머스, 즉 쇼핑 서비스다.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인공지능 스피커의 주도권을 잡고자 쇼핑 서비스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 상승한 563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 스피커를 지난해 말 29달러(약 3만1000원)에 판매하는 등 저가 보급하는 데다 음성만으로 날씨, 교통 정보부터 음악 청취까지 가능해 빠르게 생활 속에 녹아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쇼핑을 하겠다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디지털 마케팅 회사 워커샌즈가 지난해 3월 소비자 16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9%가 스마트 스피커로 쇼핑을 해본 경험이 있었으며, 52%는 해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음성 쇼핑을 주도하는 회사는 단연 아마존이다. 2014년 11월 최초로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출시한 이래 쇼핑의 외연을 확장해 왔다. 2016년 7월 유료 멤버십 제도 아마존 프라임의 모든 상품을 음성 주문할 수 있게 했다. 2017년 6월에는 유기농 마켓 체인 홀푸드를 인수했다. 아마존은 현재 온라인에서만 4억 종이 넘는 상품을 취급한다.

미국 IT 기업 라이브퍼슨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마존의 알렉사(에코에 들어있는 인공지능 플랫폼) 소유자 500명 중 절반가량(49.2%)이 음성 쇼핑 기능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음악, 알람 설정에 이어 쇼핑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구글은 2017년 2월부터 ‘구글 홈’에서 자사 쇼핑 서비스 구글 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스트코, 콜스에 이어 월마트와 타깃까지 대형 유통업체들을 잇달아 구글 익스프레스에 입점시키며 음성 쇼핑의 판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서베이타에 따르면 상품 검색 점유율(2017년 12월 기준)에 있어 구글은 36%, 아마존은 49%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부터 ‘누구’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연계해 음성 명령만으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G마켓, 옥션, 롯데닷컴 등 온라인몰과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올해 안으로 음성 쇼핑을 지원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19일부터 ‘웨이브’, ‘프렌즈’ 등을 통해 자사가 지분 투자를 한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 배달의민족에서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는 3일 카카오톡을 개편하면서 스토어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카카오 미니’와 연동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노수진 네이버 홍보실 부장은 “인공지능 스피커의 주도권을 잡으면 거실, 주방뿐 아니라 스마트폰, 자율주행차까지 플랫폼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쇼핑 플랫폼을 선점해 궁극적으로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ai 스피커#인공지능#it업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