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스타트 간판 김보름, 3000m서 ‘한국신 스퍼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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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ISU 종목별 세계선수권
2013년 자신 기록 0.77초 단축… 6위 그쳤지만 12일 주종목 자신감
남자 5000m선 크라머르 5연속 우승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김보름(24)이 안방에서 한국기록을 갈아 치웠다. 2010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김보름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장거리 종목의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겨줄 기대주로 꼽힌다.

김보름은 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3000m에서 4분03초85를 기록했다. 순위는 6위에 그쳤지만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4분04초62)을 0.77초 앞당겼다. 우승은 3분59초05를 기록한 네덜란드의 이레인 뷔스트(31)가 차지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보름의 뒷심이 발휘됐다. 첫 200m 구간을 20초45(9위)로 통과한 김보름은 레이스 중후반인 1800m 이후에도 랩타임을 줄곧 32초대로 유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메달 획득은 하지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달 열리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메달의 가능성을 높였다.

더구나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곳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매스스타트(여러 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400m 트랙 16바퀴를 돌며 순위를 가리는 경기)가 주 종목인 김보름은 3000m 등을 병행하며 경기 감각을 익히고 있다. 경기를 마친 김보름은 “국내 경기장 중 가장 좋다. 코너가 내게 잘 맞는다”고 평가했다.

김보름이 우승을 노리는 매스스타트는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 열린다. 이번 시즌 월드컵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며 매스스타트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보름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거둔 준우승의 아쉬움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장거리의 황제 스벤 크라머르(31·네덜란드)는 남자 5000m에서 6분06초82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종목별 대회 남자 5000m 5연패를 달성했다. 경기 뒤 크라머르는 “빙질을 비롯해 경기장 시설이 훌륭하다. 1년 뒤 이곳에서 올림픽 5000m 3연패를 이루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29·대한항공)은 자신의 전략 종목(매스스타트, 팀 추월)에 집중하기 위해 남자 5000m에 출전하지 않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매스스타트#김보름#강릉 isu 종목별 세계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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