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첫 정식종목 ‘매스스타트’ 남녀 세계1위 이승훈-김보름
더보기

첫 정식종목 ‘매스스타트’ 남녀 세계1위 이승훈-김보름

이헌재 기자 입력 2017-02-06 03:00수정 2017-02-06 03:0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용기 준 평창” “기회 준 평창”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이승훈(왼쪽)과 김보름이 스타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체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둘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성공시대를 연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평창 올림픽이 아니었으면 진작 스케이트화를 벗었을 거예요.” 한국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농담 같은 그의 말 속에는 진심이 녹아들어 있었다.

 “저도 그래요. 평창이 아니었다면 그냥 ‘평범한 선수’로 뛰다가 아무도 모르게 은퇴했겠죠.” 여자 장거리 선수 김보름(24·강원도청)의 말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만난 두 선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은퇴 기로에 섰던 둘을 구해 준 게 바로 평창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이승훈은 스케이트로 모든 걸 이룬 선수다. 생애 첫 번째 올림픽이었던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에서 금메달, 50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두 번째 출전이었던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후배들과 함께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관련기사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보여 진지하게 은퇴 여부를 고민하던 순간, 운명처럼 평창이 손을 내밀었다. 2015년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매스스타트를 평창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이다.

 400m 트랙 16바퀴를 도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는 기록 경기가 아니라 쇼트트랙처럼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어릴 적 쇼트트랙을 탔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후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한 이승훈에게는 맞춤형 종목이나 다름없다. 이승훈은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선다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다. 거기서 잘한다면 팬들에게 더 멋있는 선수로 기억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힘을 낼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에서 1위(262점)를 달리고 있는 이승훈은 평창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김보름의 스케이트 인생도 극적이다. 이승훈처럼 김보름도 어릴 적 쇼트트랙 선수였다. 하지만 스스로 “선생님도 포기한 선수였다”고 말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건 고3 진학을 앞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이었다. 그는 “TV에서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 선배가 금메달을 따는 걸 보고서 ‘마지막으로 나도 전향이라도 한번 해보고 그만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이 “넌 안 될 거야”라고 말린 게 더욱 자극이 됐다.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국가대표가 되긴 했지만 국제적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매스스타트라는 축복이 찾아왔다. 2016∼2017시즌 ISU 월드컵 매스스타트에 4차례 출전한 김보름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땄다. 그 역시 여자 부문 세계랭킹 1위(340점)로 유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다.

 이승훈은 “보름이의 장점은 마지막 스퍼트다. 경기 종반까지 잘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폭발적인 스퍼트로 경기를 뒤집는다. 나이가 어린 만큼 경험을 쌓으면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보름은 “이승훈 선배는 내 롤 모델이다.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배울 게 참 많다. 훈련 중 힘들 때 선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참고 따라 하게 된다. 평창에서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했다.

 둘은 올림픽 전초전으로 9일부터 강릉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7 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매스스타트 경기는 12일 오후 8시 21분에 시작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매스스타트#이승훈#김보름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