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 “‘조승우의 연기 멘토’ 감사하지만 부담스러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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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 ‘비’ 여주인공 전미도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지만 만성 체력 저하 증세로 8년간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젊은 여성 역을 맡은 전미도.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지만 만성 체력 저하 증세로 8년간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젊은 여성 역을 맡은 전미도.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공연계에서 캐릭터 해석력이 가장 뛰어난 배우로 평가받는 배우 조승우가 ‘연기 멘토’로 꼽는 여배우가 있다. 뮤지컬 ‘닥터지바고’ ‘베르테르’ ‘스위니토드’에서 상대 배우로 호흡을 맞춘 전미도(34) 이야기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는 전미도는 흰 도화지처럼 캐릭터를 100% 그려낸다는 의미에서 ‘스케치북 같은 배우’로 통한다. 

 전미도가 연출가 김광보와 손잡고 2010년 영국에서 초연된 연극 ‘비(Bea)’ 무대에 오른다. 그가 맡은 역은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며 안락사를 택하는 젊은 여성 ‘비’이다. 20일 만난 전미도는 “주변 배우들도 제게 조승우가 인정한 배우라고 놀리는데 감사할 따름이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미도의 진가는 같은 캐릭터에 여러 배우가 나오는 더블·트리플 캐스팅 때 빛을 발한다. “사실 전 작품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을 때 항상 바닥에 있어요. 숲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를 때 두렵고 막막하잖아요. 관객은 배우를 통해 이야기를 알아가는 건데…. 제 연기가 상투적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 스스로를 채찍질해요.”

 하지만 제작자나 연출가 사이에선 ‘전미도랑 일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전미도랑 한 번만 일 해본 사람은 없다’고 그를 치켜세운다. 뮤지컬 ‘원스’ 출연 당시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몰랐지만, 독하게 연습해 무대 위에서 그럴 듯한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본을 보면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잠을 설치면서까지 고민하는 편이에요. 대본에 제 생각을 써내려가며 객관화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늘 기본 대본을 3권 이상 갈아 치우죠. 그러고 나면 답이 나오고 연기의 선이 생겨요.”

 김광보 연출은 연극 ‘비’ 대본을 읽은 뒤 ‘주인공 비 역은 전미도가 딱이다’고 결론 내리고 섭외에 들어갔다. 전미도는 올 초 1년 스케줄을 잡으면서 연극 ‘비’ 출연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그는 “항상 인물을 볼 때 갈등을 겪거나 변화를 맞이한 양면적인 인물을 좋아한다”며 “비극적인 상황인데도 사랑스럽고 감성적인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11∼30일 서울 용산구 프로젝트박스 시야. 전석 4만 원, 02-6339-1232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연극 비#전미도#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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