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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살아있음에 감사해 수화봉사 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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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살아있음에 감사해 수화봉사 나서요”

정동연 기자 입력 2016-03-30 03:00수정 2016-03-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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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차례 화재현장서 생사 넘나들어…
권영철 서대문소방서 구조대장… 서울농학교 찾아 안전교육
권영철 서울 서대문소방서 구조대장은 소방 구조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청각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서대문소방서 제공
“농아학교 학생들이 위급 상황에 처했을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수화를 배웠죠.”

권영철 서울 서대문소방서 구조대장(51)은 화재 현장에서는 목숨을 건 진화를 하고 소방복을 벗을 땐 수화로 봉사를 한다. 2014년 말부터 주기적으로 서울농학교를 찾아 화재 등 안전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권 대장은 소방구조대에 입대하기 전인 1991년 청와대 소속 경찰로 근무하며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 학생들을 보고 수화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말 못 하는 아이들이 혹시 사고가 나서 다치면 누가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수화를 가르쳐 주는 곳이 없어 교재를 사서 독학으로 공부했다. 1995년 평소 관심이 많던 소방구조대로 옮기면서는 잠시 수화를 잊고 지냈다. 그만큼 일이 바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출동했다. 위험한 고비도 많이 넘겼다. 2001년 3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 방화 사건에 투입된 권 대장은 사선을 넘나드는 구조 활동을 벌였다. 당시 동료 소방대원 8명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는데 6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2008년 8월 서울 은평구 대조동 나이트클럽 화재 현장에서도 동료 소방관 3명을 떠나보냈다. 생존자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진입한 동료들이 건물이 붕괴해 그대로 깔려 숨졌다.


권 대장은 2014년 초 서울 은평구청에 수화교실이 생겼을 때 본격적으로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과거 농아학교 학생들이 눈에 밟혔다. 권 대장은 “소방대에 입대한 지 20여 년 만인 최근에야 수화를 완전히 익혔다. 당시에는 없던 수화교실이 구청에 생기면서 소망을 이뤘다”며 웃었다. 수화를 배운 뒤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뿐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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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장은 소방대원으로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봉사활동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생과 사를 오가는 직업이다 보니 늘 살아 있다는 게 감사했다. 힘들어도 자긍심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남을 돕게 됐다.”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권영철#서대문소방서#구조대장#안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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