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가 보호했던 단 1명의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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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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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때 부대 상관인 헤스
강제수용소行 막은 편지 발견

“총통(히틀러)의 명령이니 그 유대인은 각별하게 대접하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수백만 명을 학살했던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자신의 군 상관이었던 유대인 지휘관을 어떻게든 보호하려 한 정황이 담긴 편지가 발견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5일 보도했다. 1941년 8월 27일 하인리히 힘러 당시 나치 친위대장은 게슈타포(비밀경찰)에 보낸 편지에서 “총통의 바람에 따라 유대인 에른스트 헤스에게 안식과 보호를 제공하라”며 “어떤 상황이건 물심양면으로 불편하지 않게 대하라”고 명령했다.

헤스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 소위로 복무하며 여러 전투에서 승리해 전쟁영웅으로 대접받았다. 당시 히틀러는 상관이던 헤스에 대한 신뢰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헤스는 나치가 정권을 잡은 뒤 어머니가 유대인이란 이유로 인종법에 걸려 고초를 겪었다. 이때 히틀러는 헤스가 이탈리아로 피신하도록 도왔으며 이후에도 인종법 적용을 받지 않도록 조치했다.

편지를 발굴한 독일 신문 ‘독일 유대인의 목소리’의 편집장 수잔 마우스 씨는 “히틀러의 보호는 1942년경 효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스의 여동생 베타는 아우슈비츠에서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함께 끌려갔다 겨우 목숨을 건졌다. 헤스의 딸 우르술라 씨(86)는 “아버지는 생전에 히틀러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없다고 회고했다”고 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히틀러#히틀러 편지#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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