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지을때 물도 못맞추던 병사, 3주만 교육하면 짬밥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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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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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조리교관 정영미 이정은 황금석 씨(왼쪽부터)가 조리병 교육생이 만든 요리의 맛을 평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육군의 조리교관 정영미 이정은 황금석 씨(왼쪽부터)가 조리병 교육생이 만든 요리의 맛을 평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사과 하나 못 깎던 조리병 교육생이 군 요리대회에 나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끼죠.”

육군종합군수학교 병참교육단 급양조리학처의 황금석(39) 이정은(31·여) 정영미(29·여) 조리교관은 조리병 특기를 받은 신병과 급양관리관(부사관)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군무원들이다. 이들은 매년 육군 조리병의 절반인 5000명을 교육한다. 육군은 부대별로 실시하던 조리병 교육을 군수학교로 통합하면서 2008년 9월 민간인 출신 조리교관을 뽑았다. 이들 조리교관 3인방은 60 대 1의 경쟁을 뚫고 공채로 선발됐다.

대학에서 호텔조리학과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이들은 모두 대기업 급식업체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황 교관은 남극 세종과학기지 조리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남극기지에서는 식재료를 칠레에서 받지만 다양하지 않고 부족할 때가 많았다”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조리병들에게 다른 재료로 대체하는 방법도 알려 준다”고 말했다.

신병들은 이들로부터 3주간 110시간의 교육을 받은 뒤 어엿한 조리병이 된다. 이 교관은 “칼 잡는 법도 모르던 병사들이 교육을 마치면 ‘간부식당 음식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정 교관은 “조리병들이 이곳에서 배운 방식으로 조리하면 해당 부대 간부들이 ‘뭘 그렇게 유난스럽게 하느냐’며 묵살할 때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군수학교는 4월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그림과 설명을 추가한 ‘군 표준조리 지침서’를 새로 펴냈다. 314개 메뉴를 191개로 줄이는 대신 조리비법과 영양가 등을 자세히 담았다. 군 안팎에선 ‘새내기 조리병도 일류 요리사로 만드는 교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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