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주영의 ‘해봤나’ 정신에 반해 현대 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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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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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출신 얼짱남매… 현대건설-오일뱅크에 입사

말레이시아 국비 유학생 자격으로 고려대에서 공부한 뒤 지난해 나란히 현대가 기업에
입사한 포 징 히에 씨(오른쪽)와 포 카이 인 씨 남매. 이들은 2009년 인기 TV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동반 출연해 ‘얼짱 남매’로 인기를 모았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말레이시아 국비 유학생 자격으로 고려대에서 공부한 뒤 지난해 나란히 현대가 기업에 입사한 포 징 히에 씨(오른쪽)와 포 카이 인 씨 남매. 이들은 2009년 인기 TV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동반 출연해 ‘얼짱 남매’로 인기를 모았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봄기운이 완연한 1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앞. 말레이시아 출신인 포 징 히에(25), 포 카이 인 씨(24·여) 남매가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자 지나던 이들이 “멋지다”며 한참을 바라봤다.

2009년 KBS ‘미녀들의 수다’에 동반 출연해 ‘얼짱 남매’로 인기를 끌었던 두 사람이 이번에는 ‘현대가(家) 남매’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오빠가 지난해 1월 현대건설에 입사한 데 이어 여동생 카이 인 씨가 작년 말 현대오일뱅크에 입사한 것이다. 신입사원 공채에서 둘 다 한국인과 똑같은 조건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렀다.

남매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매년 우수 고교생 1000여 명을 각국 대학에 파견하는 국비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행을 결심한 징 히에 씨는 2004년부터 ‘동양공업전문대 2년+고려대 2년’으로 구성된 과정을 착실히 밟았고, 카이 인 씨도 1년 뒤 같은 프로그램으로 뒤따라왔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징 히에 씨는 여러 대기업에 합격했지만 현대건설을 선택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과 각종 일화가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명예회장 스피릿(spirit)’에 반했다”고 표현했다. 화공생명공학을 전공한 카이 인 씨도 “오빠에게 현대의 정신을 전해 듣고 현대오일뱅크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카이 인 씨는 “신입사원 연수 때 서산 간척지 견학을 갔는데 정 명예회장이 폐(廢)유조선으로 물막이 공사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감탄했다. ‘할 수 있다’는 개척정신이 현대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과 한국 젊은이들에게서도 현대 특유의 매력을 읽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징 히에 씨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 경제대국이 된 것은 과감하게 도전하고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친구들은 스펙도 좋고 부지런해서 저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영어와 중국어, 말레이시아어에 능숙한 남매를 맞이한 두 회사는 해외시장 개척에 열심이다. 일본어까지 구사하는 징 히에 씨는 “현대건설이 글로벌 경쟁력이 강한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되면서 남미시장 공략에 나섰고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에도 지사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이 인 씨는 “현대오일뱅크는 5월 고도화설비 완료를 앞두고 싱가포르 지사를 연 데 이어 중국과 두바이 지사 개소를 앞두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좋은 기회를 준 현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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