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1일▶▶▶ 2011년 1월 21일 본보 5년 10개월 연재 ‘책 읽는 대한민국’ 대장정
《5년 10개월, 42개 주제, 1060권. 매일 책 한 권씩을 요약해 독자들에게 전달해온 동아일보 ‘책 읽는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남긴 기록이다. 2005년 4월 1일 ‘서울대 권장 도서 100권’으로 시작한 이 코너는 21일 끝난 ‘2011년을 맞아 읽어볼 만한 책 20선’을 마지막으로 긴 장정을 마친다. ‘책 읽는 대한민국’의 기획 취지는 명료했다. ‘책 속에 지혜가 있고, 독서가 미래를 좌우한다’는 진리를 실천하자는 것이었다. 책보다는 디지털 기기에 마음을 빼앗기는 시대, 책 한 권 읽을 시간 내기가 힘든 시대를 맞아 책의 요지를 압축해 전달하는 ‘책 읽는 대한민국’은 더욱 빛을 발했다. 주제를 선정할 때는 독서의 기본을 다지는 주제, 시의에 적절한 주제를 우선 고려했고 교양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주제와 일상에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들도 중시했다.》
기본과 시의성
시리즈 첫해인 2005년에는 ‘서울대 권장도서’ ‘21세기 신(新)고전’ ‘열아홉 살의 필독서’ 등 동서양의 고전과 양서를 소개했다. 고전을 통해 책 읽는 교양인으로서의 소양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2006년까지는 ‘직장인의 필독서’ ‘연인들을 위한 책’ ‘세계화 이해하기’ 등 포괄적인 주제를 다뤘고 2007년부터는 시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1월에는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앞서 보는 미래, 미래학’, 진로 고민이 많은 2, 3월에는 ‘세상을 바꾼 삶의 기록, 자서전’을 진행했다. 2009년 5월에는 결혼 시즌을 맞아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취지로 ‘결혼에 관하여’를 주제로 삼았다. 국내에 정의 열풍이 불었던 2010년 가을에는 ‘정의에 관하여’를 주제로 동서양의 학자들이 말하는 ‘정의’를 깊이 있게 살폈다. 2007년 ‘사랑의 크리스마스’, 2008년 ‘소외된 이웃을 위하여’ 등 매년 겨울에는 주위를 둘러보는 마음을 갖자는 취지를 시리즈에 담았다. ○ 교양과 일상의 확장
책을 통해 교양을 넓히는 것도 이 코너의 지향점이었다. 2007년 ‘공간의 미학, 건축 이야기’ ‘길에서 만나는 역사의 숨결, 문화예술 답사기’, 2009년 ‘서양미술 감상 길잡이’ ‘고고학에게 말 걸기’ ‘예술가의 맨얼굴’ 같은 주제로 진행했다. ‘음식의 재발견’ ‘걷기의 즐거움’ 등 일상을 좀 더 깊게 사유해볼 수 있는 주제들의 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시리즈에는 사회에 문제 제기를 하는 책들도 포함됐다. 2010년 진행된 주제 ‘축제 이야기’에선 전국에 1200가지에 이를 정도로 축제가 범람하지만 질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곳은 많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축제의 본질과 축제문화를 짚었다.
○ 호평 속 ‘책 읽는 대한민국’ 따라잡기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의에 관하여’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독자가 “정의에 관해 이런 책이 있는데 검토해보라”는 의견을 보내왔다. ‘고고학에게 말 걸기’ 시리즈를 잘 보고 있다는 한 독자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로만 알고 있었던 고고학이 어떤 학문인지 엿볼 기회가 됐다”고 반가움을 표현했다.
이런 호응은 다른 서평 코너들과 달리 전문가들이 책을 선정함으로써 주제별로 ‘최고’의 책을 모았기 때문이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카테고리를 나눠줌으로써 맥락을 파악하면서 깊이 있는 독서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책 읽는 대한민국’은 비슷한 코너를 낳으며 독서운동을 이끌었다. 포털 ‘다음’은 2005년 9월 본보의 ‘책 읽는 대한민국’을 통째로 옮긴 특별 코너를 만들었고, ‘네이버’는 2006년 2월 ‘오늘의 책’이라는 코너를 개설했다. 교보문고 서울 광화문점은 이 코너에 소개된 책들을 별도 진열하는 특별판매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 ‘직장인 필독서’ 등 몇몇 시리즈는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베스트셀러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책을 소개함으로써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다했다”고 이 시리즈를 평가했다. 한성봉 동아시아 대표는 “출판사들에도 다양한 책을 만들도록 하는 자극제였다. 지식에 대한 일종의 탐사보도였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책 읽는 대한민국 42개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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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
(4월 1일∼7월 29일)
사상 문학 과학기술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공인받은 정통 고전
21세기 신고전 50권
(8월 8일∼10월 12일)
20세기 후반 출간되어 미래에 고전으로 평가받을 만한 책들
열아홉 살의 필독서 50권
(10월 19일∼12월 15일)
청소년의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최근의 양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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