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탁석산 “직업선택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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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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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용 실용서 2권 펴내

박영대 기자
박영대 기자
“성적을 올리고 ‘스펙’(취직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느라 학생과 부모 모두 정작 중요한 고민은 못하고 있다. 직업 선택의 고민을 뒤로 미뤄도 된다는 논리는 인생을 후회와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

철학자 탁석산 씨(51·사진)가 진로와 직업선택이라는 갈림길에 선 청소년을 위한 책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준비가 알차면 직업이 즐겁다’(이상 창비)를 냈다. ‘한국인의 정체성’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 무게감 있는 주제를 다뤘던 그가 실용서를 출간한 것이다.

경기고를 꼴찌로 졸업한 그여서인지 청소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더 많은 듯했다. 26일 만난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도 잘 모르고, 적성을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직업 선택을 어려운 일로 인식해야 하는 것이 진로 선택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직업 선택이 신중한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오래 유지되는 유망 직업을 찾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수명 연장으로 전직(轉職)도 여러 번 감수해야 하는 시대여서 더욱 그렇다.

탁 씨는 “어릴 때부터 듣는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적성을 파악하는 데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본인이 70% 정도의 역량만 발휘했는데도 다른 사람들이 잘했다는 반응을 보인다면 그 분야에 소질이 있는 것”이라고 적성 파악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직업으로 주변의 존경을 받는 것이 성공적인 직업 생활”이라며 “불친절한 변호사보다 친절한 택시기사가 훌륭한 직업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직업을 정할 때 돈을 중시할 것인지 시간을 중시할 것인지, 홀로 일할 것인지 조직생활을 할 것인지, 안정과 모험 가운데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가치와 적성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기준으로 구분해 보라는 말이다.

탁 씨는 철학자답게 성공적인 직업 생활을 위해서는 지식, 체력, 매력, 겸손한 태도와 함께 ‘생각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은 생각의 위대한 힘을 믿는 데 있다”며 “이런 인간이 되고 싶다, 되고야 말겠다고 생각함으로써 모든 것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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