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해킹’ 아이디 中포털서 거래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11일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O2SKY’에 실린 네이버와 옥션 아이디 판매 광고글. 사진 출처 O2SKY 웹사이트
11일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O2SKY’에 실린 네이버와 옥션 아이디 판매 광고글. 사진 출처 O2SKY 웹사이트
1081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옥션’ 사이트의 일부 ID가 중국 사이트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등의 2차 범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O2SKY’의 벼룩시장 메뉴에는 ‘네이버, 옥션 ID 싼 가격으로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11일 오후 4시 33분에 올라왔다. 글에는 판매자의 e메일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고 20일 삭제됐다.

O2SKY는 연변망통공사가 운영하는 중국 지린(吉林) 성 소재의 중국동포 인터넷 사이트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2월 초 해킹 사건 때 유출된 옥션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에서 본격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청 관계자도 “O2SKY는 처음 들어보지만 다른 중국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에서 암암리에 옥션 ID가 거래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중국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옥션 ID가 해킹 사건으로 유출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중국 공안과 협조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경유지 추적 결과 옥션 해킹이 중국에서 처음 시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유출된 ID가 중국 내 여러 사이트에서 비밀리에 거래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27만 명이 가입한 네이버의 ‘명의도용 피해자 모임’ 카페에는 옥션 해킹 사건 이후 보이스피싱과 스팸메일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지난달 6일 이후 1500여 개가 올라와 있다.

한 여성은 17일 카페에 올린 글에서 “괴한이 전화를 걸어 남동생의 이름을 정확히 대면서 ‘동생이 크게 다쳤으니 즉시 돈 3000만 원을 보내라’고 요구했다”며 “옥션에 알아보니 나와 동생의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옥션 회원은 “해킹 사고가 벌어진 이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명의로 성인사이트와 게임사이트에 수십 개의 ID가 개설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옥션 측은 “로그인 비밀번호는 암호화돼 있어 2차 범죄의 가능성은 낮다”며 “보이스피싱이나 스팸메일이 본사의 정보 유출에 따른 것임이 증명되지 않는 한 바로 손해배상에 응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피해확산 막으려면

계좌 비밀번호 바꾸고 사이트별 다르게 설정

옥션 회원의 10%인 100만여 명의 은행 계좌번호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업계에서는 해커들이 계좌번호를 알더라도 계좌 비밀번호만 유출되지 않았다면 고객의 돈을 빼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꺼번에 유출된 개인정보 가운데 일부는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를 이용해 비밀번호를 유추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비밀번호는 바꾸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계좌 비밀번호와 전자금융거래 관련 비밀번호는 정기적으로 바꾸고, 여러 전자금융거래에 쓰는 비밀번호는 서로 다르게 설정하라는 것.

일부 은행이 무료로 제공하는 ‘전화승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훨씬 안전해진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은행은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이체하기 전에 전화로 예금주에게 결제 의사를 확인하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게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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