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너무 열심히 일해서 탈”

  • 입력 2008년 1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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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 전문가 하이럼 스미스 씨가 자신의 ‘프랭클린 플래너’에 적힌 일정 메모를 펴 보이고 있다. 그는 “매일 계획을 세워 꼼꼼히 메모하고 실천하는 것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시간관리 전문가 하이럼 스미스 씨가 자신의 ‘프랭클린 플래너’에 적힌 일정 메모를 펴 보이고 있다. 그는 “매일 계획을 세워 꼼꼼히 메모하고 실천하는 것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프랭클린 플래너’ 개발자 스미스 씨 “인생 소중한 부분 놓칠 수 있어”

“한국인들은 매사에 서두르며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걱정스럽다. 맹목적으로 일에만 치중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과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소중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세계적인 시간관리 전문가 하이럼 스미스(65) 씨는 19일 한국인의 시간관리 성향을 이렇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국부(國父) 중 하나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평생 메모 습관에서 착안한 시스템 다이어리 ‘프랭클린 플래너’의 개발자. 전 세계 100여 개국 3000여만 명이 사용한다.

그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대상이 직장상사건 고객이건 당당하게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은 한국인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시간관리 성향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나.

“하와이에서 성장기를 보내 한국 친구가 많다. 영화 ‘매트릭스2’에서 ‘키 메이커(key maker·열쇠공)’로 나온 한국계 배우 랜들 덕 김 씨가 고교 동창이다. 내가 아는 한국인들은 무척 근면하다. 도무지 쉬질 않는다. 급하게 내달리기만 하다 가진 것을 모두 소진해 버린다. 때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 생산성도 높아진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데 재충전할 시간을 갖는 게 가능한가.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일을 해 나가는 순서를 정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루라는 유리병에 큰 돌을 먼저 넣고 다음에 작은 돌들을 넣는 것처럼 계획해야 한다. 현대 직장인들은 전화를 받고 e메일을 읽고 답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계획을 세워서 능동적으로 살지 않고 외부의 자극에만 반응해서 살면 업무에 짓눌리게 된다.”

―많은 사람이 벌써 새해에 세운 결심을 포기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례행사처럼 하는 새해 결심에 반대한다. 그것보다는 매일매일 빠짐없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원대한 계획보다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을 하루 단위로 계획해야 한다. 이를 3주 동안 실천해 보면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왜 3주인가.

“많은 연구에서 습관을 새로 만들거나 없애는 데 적어도 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의존증 치료 프로그램도 3주짜리가 많다.”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종이수첩 형태의 프랭클린 플래너가 아직도 유용한가.

“2002년 컴퓨터용 소프트프로그램을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PC나 개인휴대정보기(PDA)에서 소프트프로그램을 사용하던 수천 명이 다시 종이로 돌아왔다. 아직도 종이가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 경우 일정관리는 프랭클린 플래너로 하고 PDA에서는 전화번호를 찾아보는 정도만 한다.”

스미스 씨는 프랭클린 플래너의 국내 판매권을 가진 한국성과향상센터가 2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하는 ‘시간관리 페스티벌’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한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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