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민족주의 파묻힌 문화계… 예술의 자유 되찾겠다”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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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예술가들이 열린 시야를 가지고 보편적인 진리를 탐구하는 데 민족주의가 억압적 기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문화예술 환경을 위해 민족주의를 넘어선 자유민주주의 성향의 예술단체가 필요한 때입니다.”

소설가 복거일(60·사진) 씨가 대표를 맡는 문화미래포럼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한다. 자유주의를 근간으로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이 모임은 이날 문화예술계의 각종 현안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문화미래포럼에는 연극인 장민호, 백성희 씨, 극작가 신봉승 씨, 시인 강위석 씨(이상 고문), 박일호(사무처장) 이화여대 교수, 정진수 성균관대 교수, 조운조 이화여대 교수, 홍정선 인하대 교수, 정과리 연세대 교수, 소설가 최학 씨 등 문화일반, 문학, 국악, 양악, 미술, 무용, 연극, 영화 등 8개 분야에서 70여 명이 참여한다.

복 씨는 “포럼의 출범에는 문화예술 분야의 편향된 민족주의를 바로잡고, 정부 개입과 영향을 줄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예술인 단체도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나 민족문학작가회의 등 민족을 강조하는 진보적 단체 일색이며 중도 보수적 문화예술단체의 활동이 미비한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 원리는 시민들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정부 개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우리나라 문화가 위축된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문화예술 분야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문화 분야 예산이 늘어나면서 거의 모든 문화예술인이 정부를 수입원으로 삼게 됐어요. 이러다 보니 문화예술인들이 정부의 취향, 의도를 살피게 됐습니다.”

문화미래포럼은 정부에서 분배하는 문화예산이 정부의 코드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집중되는 문제도 짚어볼 계획이다. 또 △학술 교육 강연 공연 전시 등 문화관련 프로그램 운영 △예술 장르별 포럼 개최 △문화예술 정책 대안 제시 등도 추진한다.

평소 이념문제에서는 ‘좌우만 있을 뿐 중도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혀온 그가 ‘문화미래포럼은 중도보수단체’라고 표방한 이유를 물었다.

“정치로부터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우리 모임은 뉴라이트 운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정치적 이슈와 거리를 둔 순수한 문화적 모임을 추구하겠습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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