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됐던 김동리 박목월 더 밝게 100년 비추어라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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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체육관에서 계성고 개교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계성의 날’ 행사에 재학생과 동문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13일 대구체육관에서 계성고 개교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계성의 날’ 행사에 재학생과 동문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영남지역 최초의 중등교육기관으로 문을 연 대구 계성고가 15일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계성고는 13일 오후 대구체육관에서 재학생과 동문 등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100돌을 기념하는 ‘계성의 날’ 행사를 열었다. 학교법인 계성학원과 총동창회 후원으로 열린 이 행사는 기념식, 축하음악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계성학원 김태동 이사장은 치사를 통해 “100년 역사의 굳건한 터전 위에 제2의 창학정신으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는 명문사학으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100세의 나이로 ‘장수(長壽) 계성인상’을 받은 이성주(17회) 옹은 “살아서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보게 돼 감개무량하다”면서 “학교를 이끌어 온 선생님들과 함께 어깨춤이라도 추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계성고는 1906년 미국 북장로회 소속 선교사였던 제임스 애덤스(한국명 안의와) 박사가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니라’라는 성경 구절을 건학이념으로 삼아 설립했다.

이 학교는 1911년 12명이 첫 졸업을 한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숱한 인재를 길러 내는 등 지금까지 졸업생 5만8200여 명을 배출했다.

졸업생 중에는 특히 문화예술계와 스포츠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 많다. 작곡가 현제명(8회·작고), 소설가 김동리(21회·작고), 시인 박목월(23회·작고) 선생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특히 문화계에서 활동한 이 학교 졸업생들의 선후배 간 유대는 남달라 김동리 선생은 2회 후배인 박목월 시인에게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하게 하는 등 평소 친구처럼 지냈다는 일화가 전해 오고 있다.

학생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1935년 창설된 이 학교 유도부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며 한국 유도계를 빛낸 스타들을 배출했다. 안병근(68회), 이경근(68회), 김재엽(70회) 씨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명도 계성고가 낳은 인물.

김용태(41회) 전 내무부 장관, 신성택(45회) 전 대법관, 이강철(53회) 대통령 정무특보, 김대환(55회) 전 노동부 장관도 이 학교 출신이다. 특히 참여정부의 노동행정을 맡은 김 전 장관은 지난해 55회 동기인 이수호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과 노동정책 등 현안을 둘러싸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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