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839년 佛다게르 근대사진술 개발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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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이유는 마음의 눈을 위해서이고, 찰나에 승부를 거는 것은 사진의 발견이 곧 나의 발견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말이다.

사진. 자신의 모습을 소유하고, 죽은 뒤에도 후세에 남기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 발명이다.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미신이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한 적도 있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이 손에 카메라폰을 들고 다니는 세상이다.

근대 사진술의 시조는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로 평가받는다.

그는 은판을 수은 증기에 쐬어 이미지가 드러나게 한 뒤 그 원판을 소금물에 담가서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은판 사진술은 1839년 8월 19일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와 미술아카데미의 합동회의에서 공표됐다. 이날은 사진의 공식 탄생일로 인정받고 있다.

다게르는 원래 스위스 알프스산과 같은 웅장한 자연을 대형의 투명한 스크린에 그리는 풍경화가였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고 기계적으로 형상을 담아낼 수 있는 사진 연구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1829년 사진 발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한 뒤 10년. 다게르는 은판사진술을 이용해 형상을 영구히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프랑스 정부는 그의 이름을 따 다게레오타입(Daguerreotype)으로 불린 은판사진술을 매입하고 다게르에게 연간 6000프랑의 연금을 주었다.

이어 이를 상세히 다룬 입문서가 발행됐고 다게레오타입용 사진기가 파리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다게레오타입은 장시간 노출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풍경이 아닌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선 10∼20분 사람이 움직일 수 없었다.

이후 사진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의 보급으로 대중은 사진찍기에 열광하고 있다. 만약 다게르가 환생해 이 광경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여기서 재미있는 얘기 한 토막.

미국 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의 투수 김병현은 지독히도 사진을 싫어하는 선수다. 사진기자 카메라를 박살내며 폭행 시비로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다.

카메라를 싫어하는 이유? “사진을 찍으면 그 안에 내가 갇힌다는 느낌이 든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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