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서울교구 첫 여성사제 서품받는 김기리 副祭

  • 입력 2004년 5월 25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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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속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그 하느님을 모시고 싶어 사제의 길로 나섰습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서 처음으로 여성 사제가 나온다. 김기리 부제(副祭·사제 이전의 성직자·30)가 27일 서울교구 성직 서품식에서 정철범 서울교구장으로부터 사제품을 받는다.

김 부제는 2001년 4월 부산교구에서 민병옥 부제가 대한성공회 첫 여성 사제로 서품 받은 이래 5번째 여성 사제. 김 부제가 사제품을 받는 것은 서울 부산 대전의 3대 교구 중 최대 규모인 서울교구가 여성 사제를 인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 부제는 서울대 미학과 김문환 교수의 딸로 기독교장로회에 속한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 다녔으나 1998년 성공회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성공회의 가르침이 마음속 깊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선배 여성 사제들이 개척한 길이 없었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겁니다. 많은 여성 성직자가 나올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성공회는 종교계에서 비교적 개방적인 교단이나 여성 사제에 대해서는 보수적 입장이 강한 편이다.

김 부제는 “내 사제 서품을 둘러싸고 교구 내에서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교인들도 아직 여성 사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당분간은 일선 교회에 나가지 않고 외국 성공회와의 교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성공회 사제는 결혼할 수 있으며 김 부제는 “약혼자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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