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 前국토통일원 장관 별세

  • 입력 2004년 5월 3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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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공화국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홍성철(洪性澈·사진) 전 국토통일원 장관이 2일 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황해 은율 출신의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자원입대, 대령으로 예편한 직후 외교관으로 투신해 주미 대사관 참사관, 주미 공사를 지냈다.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때 대통령정무비서관을 거쳐 내무부 장관과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고인은 노태우(盧泰愚) 정권 들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며 중앙정치 무대로 컴백했다. 고인이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배경은 노 전 대통령이 82년 내무부 장관 때 황해도민회장으로 활동하던 고인을 만나 좋은 인상을 갖게 된 게 인연이 됐다.

고인은 원만한 대인관계와 무난한 일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노 정권 시절 권부의 핵심인 대통령비서실장을 2년간 지내다 국토통일원 장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북 5도민’의 대부였다. 85년 9월 남북고향방문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해 39년 만에 누나와 눈물의 상봉을 했을 때 “매달 보름달이 뜨면 남과 북에서 서로 달을 쳐다보며 그리움을 달래자”고 약속한 사연이 보도돼 실향민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특히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고인이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미사를 가진 일화도 유명하다.

애주가로 코가 빨갛게 돼 ‘코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고인은 공직 은퇴 뒤에도 황해도민회 명예회장 등 실향민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말년에는 간암으로 한동안 고생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찬기(贊基·명우무역 대표) 인기(仁基·스위스마사이 대표이사)씨와 사위 주명건(朱明建·세종대 이사장) 김석원(金錫湲·미국 유학)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6일 오전 8시반. 02-3010-2270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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