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 아들 보상금, 장학금으로 써주세요』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39분


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초중학생 3명을 구하고 숨진 대학생의 아버지가 국가에서 받은 의사자(義死者) 보상금 8천여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8월4일 강원 양양군 손양면 오산해수욕장에서 파도에 휩쓸린 남녀 중학생 2명과 초등학생 1명 등 3명을 구한 뒤 자신은 탈진해 숨진 강원대 임업과 1년 최진희(崔眞熙·20)군.

최군의 살신성인 정신(본보 8월5일자 14면)이 알려지자 보건복지부는 96년 제정한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금 8천54만6천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육군특수전학교장인 아버지 최재환(崔在桓·49·육사29기)대령 등 유족은 이 소식을 통보받고 외아들의 정든 모교인 서울 휘문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기로 뜻을 모았다.물에 빠진 어린 학생들을 보고 옷을 입은 채 뛰어들었던 아들도 이 돈이 모교 후배의 장학금으로 사용된 사실을 알면 하늘나라에서나마 기뻐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이날 휘문고를 찾은 최대령은 교장실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담담히 말한 뒤 교문을 나섰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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