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덮친 실업 대공황’ 3월 실업률 4.4% 급등…10년 만에 최악 고용 성적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일 2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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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미국에서 지난달 실업률이 4.4%로 급등하며 10년 만에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냈다. 이번 조사는 3월 중순까지 상황만 반영한 것이어서 4월에는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노동부는 3일(현지 시간) 3월 미국 내 비농업분야 일자리가 70만 1000개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약 10만 개)의 약 7배 정도에 이르는 규모다. CNBC는 2010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일자리가 줄었다고 전했다.

2월에는 일자리가 27만 3000개 늘어 역대 최장인 113개월 연속 일자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업률도 3.5%로 약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맴돌았다. 하지만 3월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하면서 실업률l 4.4%로 뛰는 등 제동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사의 자료 집계가 3월 중순 끝났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친 피해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 2주간(15~28일)에 약 1000만 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다음달 8일에 나올 4월 고용통계에서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개펀 바클레이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상 최장기 일자리 확대가 끝났다”며 “4월은 실업률이 10% 이상 상승할 수 있다. 고용시장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8년 이후 역대 월간 실업률 최고치는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8%였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5월까지 미국에서 일자리가 2790만 개가 사라지고 실업률도 1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이후 2월까지 113개월 이어진 미국 역사상 최장기 고용 증가로 늘어난 일자리 모두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2007~20009년 25개월 경기 침체기에 사라진 일자리 870만 개의 갑절 이상이 불과 몇 달 만에 없어질 수 있는 셈이다. 그레고리 다코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이 충격과 비교할 것은 없다”며 “경제활동 급락은 자연재해나 테러 공격을 받은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인데 이번 위기는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발효된 약 2조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 법안에 따라 1인당 최대 1200달러의 현금 지급을 10일 경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또 3일부터 3490억 달러의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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