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하루 2300명 입국… 전수검사 않는 대신 “격리 어기면 처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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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27일부터 2주 자가격리 의무화
미국내 확진 5만명… 증가세 가속
전수검사는 국내 역량 감당 못해 “무증상 감염자 놓칠수도” 우려
서초구는 입국자 자체 전수검사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5일 0시 기준 9137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100명 중 해외 입국자는 절반이 넘는 51명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검역소(34명)가 경기(21명), 대구(14명), 서울(13명)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7일부터 단기체류 외국인을 제외한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14일 동안 자택이나 시설에 머물도록 했다. 정부가 유럽발 입국자에 이어 미국발 입국자까지 검역을 강화한 것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미국과의 인적 교류가 유럽보다 광범위한 것도 감안됐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유학생은 5만4555명, 유럽은 3만6539명이다. 교민 수도 미국이 약 256만 명으로 유럽(69만 명)의 거의 4배다. 미국과 유럽 교민사회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귀국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유럽발 입국자처럼 미국발 입국자를 전수 진단검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국내 검사 역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4일 국내 입국자는 총 7624명으로 이 중 미국발 입국자는 2265명이다. 유럽발 입국자도 전날보다 868명 늘어난 2071명.

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하루 검사 가능 건수는 1만5000∼2만 건이다. 현재 유럽발 입국자 전수 검사와 요양병원 표본조사 등이 하루 1만∼1만5000건에 달한다. 미국발 입국자까지 전수 검사하면 비상시를 대비한 여유분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들다. 중대본은 “위험 순위가 더 높은 표본부터 골라 검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중대본은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지는 신속 진단키트의 제한적인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무증상 자가 격리자의 일탈을 일일이 감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단기체류 외국인의 경우 음성 판정이 나오면 보건소의 전화 감시를 조건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온 뒤 양성으로 바뀌는 등 무증상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24일 해외 입국 확진자 51명 중 17명도 국내에 머물다 뒤늦게 확진됐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미국 뉴욕에서 20일 입국한 유학생이 검역을 통과한 뒤 23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미 식당과 백화점 등을 방문한 뒤였다.

이에 서울 서초구는 자체적으로 이달 13일 이후 해외 입국자 전수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서초구는 구내 확진자 16명 중 8명이 해외 유입 사례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단기 체류자와 무증상 입국자가 뇌관”이라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2주 동안 입국을 금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사지원·이윤태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미국발 입국자#자가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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