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도쿄올림픽 1년 연기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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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없는 경기는 생각할 수 없어”… ‘올림픽 연기론’ 공식적으로 꺼내
日정부 “예정대로” 즉각 반박
그리스, 자국내 성화봉송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7월 24일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올림픽을 진행할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올림픽 연기론’이 탄력을 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쿄 올림픽 개최 연기에 대한 질문에 사견임을 전제로 “가능하다. (관중이) 아무도 없는 상황은 생각할 수 없으니 일본이 어쩌면 1년을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올림픽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일본은 매우 영리하다.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진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대회조직위원회도 연기나 취소는 일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역시 “정부로서는 예정대로 대회 개최를 향해 IOC와 대회조직위원회, 도쿄도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오전 아베 총리와 약 50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 스가 장관은 올림픽 연기 등은 통화 의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정상이 도쿄 올림픽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통화한 뒤 트위터에 “일본과 그들의 위대한 총리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많은 옵션(선택지)이 있다”고 썼다. 아베 총리와 올림픽과 관련해 논의나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부인에도 일본 언론은 올림픽 연기론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7월까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수 있는데 무리하게 개최를 고집하다 무관중 경기, 중계 차질 등이 발생하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등 미 인기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올해 가을보다 1년을 연기하는 방안이 더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그리스 올림픽위원회는 자국 내 올림픽 성화 봉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성화 봉송을 구경하려고 시민들이 모이자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성화는 19일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에 인계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최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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