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가계부’ 관리재정수지, 1월부터 첫 적자 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경기 부진에 국세 수입 줄었는데… 재정지출 당겨써 1조7000억 적자
코로나 추경 편성해 적자 커질듯

나라살림 가계부인 관리재정수지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월부터 적자로 출발했다. 경기 부진으로 세수가 부족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한 상태라 올해 재정적자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1월 국세 수입은 36조5000억 원으로 작년 1월보다 6000억 원 줄었다. 지방소비세율이 15%에서 21%로 확대되면서 중앙정부의 몫인 부가가치세수가 1조5000억 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법인세수도 1조6000억 원으로 작년 대비 2000억 원 덜 걷혔다. 세수를 포함한 총수입은 1000억 원 줄어든 51조2000억 원이었다.

반면 정부 지출은 50조9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6조5000억 원 늘었다.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을 추진하며 나랏돈을 미리 당겨 쓴 결과다. 특히 사회복지 등에 쓰이는 정부 이전지출이 6조4000억 원 증가했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정부 지출만 늘면서 1월 관리재정수지는 1조7000억 원 적자를 보였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제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가 1월부터 적자를 낸 건 2011년 월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1월에는 4조9000억 원 흑자였다. 통합재정수지 흑자도 작년보다 6조6000억 원 적은 3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당초 기재부는 올해 세수가 292조 원으로 작년(예산안 기준)보다 2조8000억 원 적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추경을 짤 때는 이보다도 3조2000억 원 덜 걷힐 것으로 봤다.

그러나 들어올 돈은 적은 반면 나갈 돈은 많다. 정부는 1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포함해 올해 521조 원 규모의 역대급 지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올해 국가채무비율은 41.2%까지 치솟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4.1%)도 1998년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관리재정수지#코로나19#경기 부진#추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