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부실증축 알면서도 격리숙소 지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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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언론, 푸젠성 붕괴사고 비판
“지방정부 증축 중단 요구했던 곳, 처벌 두 차례… 死地 몰아넣은 격”

후베이(湖北)성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강제 격리하는 시설로 사용한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시의 저가 호텔이 붕괴하자 중국 매체들이 정부의 대응 능력을 비판하고 나섰다.

신징(新京)보는 9일 ‘안전은 정부가 선택해야 할 마지노선’이란 기사에서 “2017년 호텔로 개조할 때 부실 증축 문제가 제기됐다. 충분히 조사하고 격리 호텔로 지정했는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징보에 따르면 2018년 7층 높이에 호텔을 열기 전 2∼7층은 강관 기둥만 있는 빈 공간이었다. 2층에서 위를 보면 7층 천장이 보였다. 그런데 2∼6층을 호텔로 바꾸면서 층마다 콘크리트를 부어 바닥을 만들었다. 1층에 보강 공사를 전혀 하지 않아 하중을 견디지 못한 1층 유리창이 잇따라 깨졌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일보에 따르면 이 건물 상점 주인이었던 A 씨는 “(현지 정부의) 공사 중단 요구에도 공사가 계속돼 공포에 떨다가 건물을 떠났다”고 밝혔다. 현지 정부가 부실 증축 공사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징보에 따르면 이 호텔은 여러 규정을 지키지 않아 관할 정부인 취안저우시 리청(鯉城)구로부터 행정 처벌을 2차례 받았다. 현지 당국은 부실공사 의혹을 알면서도 후베이성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58명을 이곳에 격리시켜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돌아온 승객을 열악한 저가 호텔에 강제 격리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지 당국은 9일 오후까지 11명이 사망했고 매몰된 21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코로나19#격리숙소#푸젠성 호텔 붕괴#부실증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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