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잡으면 승기 굳히는 바이든… 트럼프 “양로원 가라” 공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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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국의 선택]민주당 10일 7곳서 대선 경선
스윙스테이트 미시간, 최대 승부처… “인구 구성상 바이든이 유리” 전망
샌더스, 워런 사퇴후 지지 기대… 트럼프, 4살 더 많은 바이든 조롱
공화당도 “바이든 父子 비리 공개”

부인이 ‘특급 보디가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3일 ‘슈퍼 화요일’ 경선 승리 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축 유세 행사를 벌이던 중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갑자기 무대에 뛰어올라 구호를 외치며 난장판을 벌였다. ‘바이든의 특급 보디가드’로 불리는 부인 질 여사(가운데)가 이들을 밀쳐내 쫓아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부인이 ‘특급 보디가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3일 ‘슈퍼 화요일’ 경선 승리 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축 유세 행사를 벌이던 중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갑자기 무대에 뛰어올라 구호를 외치며 난장판을 벌였다. ‘바이든의 특급 보디가드’로 불리는 부인 질 여사(가운데)가 이들을 밀쳐내 쫓아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3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대승을 거둔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이 10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기 굳히기에 나섰다. 3일 경선이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지역에서 동시에 치러졌고 한 주 후 7개 주 동시 경선이 열려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부른다.

바이든 후보와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은 10일 미시간, 미시시피, 미주리, 아이다호, 워싱턴, 노스다코타, 하와이에서 맞붙는다. 특히 대선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는 미시간이 격전지로 꼽힌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미시간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0.2%포인트 뒤져 미시간과 백악관 주인 자리를 모두 내줬다. 민주당은 11월 대선에서 반드시 미시간을 탈환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인구 998만 명의 미시간은 백인(79%)과 흑인(14%)이 대부분이다. 샌더스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라틴계가 많지 않아 흑인 지지가 높은 바이든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슈퍼 화요일’ 패배 직후 경선 포기를 선언한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바이든 캠프에 거액을 후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든 진영이 축제 분위기인 것만은 아니다. 노회한 이미지, 그와 외아들 헌터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의혹, 거듭된 말실수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는 최근 부인 질 여사(69)를 “내 여동생”, ‘슈퍼 화요일’을 “슈퍼 목요일”이라고 칭해 구설에 올랐다. 3일 캘리포니아에서는 동물보호 단체 회원들이 유세 무대에 진입해 난장판을 만드는데도 대처를 하지 못해 질 여사가 육탄전까지 벌여가며 남편을 보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은 바이든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대선의 최대 격전지이자 538명의 선거인단 중 20명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바이든 후보가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백인 남성 유권자를 사로잡을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보다 4세 많은 바이든 후보의 나이를 거론하며 “양로원에 가라”고 조롱했고, 바이든의 말실수 목록을 모아 트위터에 올렸다. 바이든 주변의 일부 인사는 샌더스보다 더 나쁜 급진 좌파라고도 공격했다.

론 존슨 상원의원(위스콘신)은 “조만간 헌터와 우크라이나 가스사 부리스마홀딩스의 유착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부자(父子)의 비리 의혹을 거론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의 수사를 압박했다는 사실도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어 공화당의 자승자박이란 평가도 나온다.

갈 길이 급해진 샌더스 후보 측은 노선이 비슷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경선 사퇴 및 지지 표명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둘이 올해 초 여성 대선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두고 격한 공방을 벌인 터라 워런이 샌더스를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CNN은 워런이 바이든과 샌더스 지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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