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마스크 22만장 빼돌린 업체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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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속유통’ 권고하자 업체 수용
검경 전담팀, 매점매석 단속 강화

“마스크, 여기 있습니다!”

1일 오후 3시 반경 서울 성동구 한 유통업체의 창고.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위해 들이닥친 서울 수서경찰서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들이 “마스크가 없다”고 주장하는 업자와 실랑이 끝에 창고에 쌓여있던 박스를 뜯었다.

수많은 박스에는 어린이용 KF94 보건용 마스크 22만 개가 빼곡히 나눠 담겨 있었다. 업자가 웃돈을 받고 되팔 목적으로 5일 넘게 보관하던 마스크를 찾아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스크 품귀현상을 없애려 검찰과 경찰이 팔을 걷어붙였다.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들여 소셜미디어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비싼 값에 되파는 업자들이 기승을 부리자 별도의 팀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1일 현장방문에서 마스크 매점매석을 적발한 수서경찰서는 “신속히 유통시키라”고 권고해 업체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경찰은 “처벌이 아니라 유통을 원활히 하는 게 목적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유통하도록 계도했다. 다만 식약처에서 고발이 들어오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 했다.

2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울만 마스크 매점매석 사건 19건 가운데 관련자 11명, 마스크 판매사기로는 86건 중 13명이 입건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지방경찰청 18곳과 경찰서 255곳에서 ‘마스크 유통질서 교란행위’ 특별단속팀을 운영해왔다.

검찰도 전담수사팀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8일 8명 규모의 수사팀을 구성했다고 2일 밝혔다. 전준철 반부패수사2부장(48)을 팀장으로 공정거래조사부, 탈세범죄전담부 소속 검사 등이 참여했다. 수사팀은 마스크를 비롯한 보건용품 매점매석 행위와 불량 마스크 거래 행위 등 관련 범죄를 맡아 수사할 예정이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마스크 매점매석#검경 전담수사#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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