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국회 출입’에 의원들 발칵… “감염땐 총선 차질” 방역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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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교총회장 확진에 국회 올스톱

국회 방문객들 발열체크 24일 국회 의원회관 출입문에서 국회 관계자들이 방문객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국회는 19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 참석자인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되자 이날 오후 방역을 위해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등을 일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국회 방문객들 발열체크 24일 국회 의원회관 출입문에서 국회 관계자들이 방문객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국회는 19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 참석자인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되자 이날 오후 방역을 위해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등을 일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회까지 멈춰 세웠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 전희경 대변인, 곽상도 의원 등과 같은 행사에 참석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 24일 알려지면서 이날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은 잠정 연기됐고, 각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도 미뤄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소독을 위해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이날 오후 6시부터 39시간 동안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총선을 앞둔 여야 지도부는 정치권 코앞에까지 닥친 코로나19가 선거운동에 심각한 영향을 줄지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확진자 접촉 심재철… 여야 본회의 연기


국회 본회의 개최 보류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이날 오전 9시 반경 하 회장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정치권에 알려지면서다. 하 회장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사학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토론회에는 통합당의 심 원내대표, 전 대변인, 곽 의원, 성일종 의원, 송언석 의원 등이 동석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심 원내대표는 하 회장의 소식을 듣고 급히 서울성모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심 원내대표 측은 “확진자와 3개 좌석이 떨어진 곳에 앉았고 악수나 신체 접촉이 없었지만 검사를 완료했다”며 “내일 오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가 아닌 자가 관리를 권고받았다”고 했다. 전 대변인과 곽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야 지도부는 본회의 연기에 합의한 뒤 문 의장에게 상황을 보고해 예정된 상임위 및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26일로 예정됐던 ‘타다금지법’ 관련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도 27일로 미뤘다. 통합당은 24일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취소했고, 황교안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 문 의장, 국회 폐쇄 및 소독 결정


본회의가 연기된 뒤 국회 사무처는 문제의 행사가 있었던 의원회관, 확진자를 접촉한 인사들의 동선 등을 파악한 뒤 국회 폐쇄 검토에 들어갔다. 국회는 안전상황실을 통해 24일 오후 2시경 “의원회관 2층 출입구 및 국회 본청 정현관, 기자출입구, 소통관 방면 출입구를 폐쇄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문 의장이 참모진과 논의한 끝에 국회 전체를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긴급브리핑을 열어 “전면 방역을 하기 위해 오후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며 “24일 오후 6시부터 방역을 시작해 26일 오전 9시에 다시 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 회장의 확진 소식이 알려진 뒤 8시간 반 만에 국회 폐쇄 결정으로 이어진 것은 국회가 여야 지도부가 모이는 입법부의 핵심이자 밀집 근무지역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퍼지기라도 하면 여야 구분 없이 선거운동에 낭패를 겪는 점도 빠른 조치가 이뤄진 이유로 꼽힌다.

국회 폐쇄 소식에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경기 충청 지역 공천 신청자 추가 면접을 일부 지역을 제외한 채 서둘러 마무리했다. 대구경북 지역 면접은 다음 달 2일부터 화상면접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면 선거운동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후보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페이스북 등 온라인 선거운동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기존 당내 코로나19대책위원회를 코로나19재난안전대책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통합당 황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운영 중인 ‘우한 폐렴 TF를 우한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로 격상시키고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방문도 굉장히 꺼리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총선 연기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윤다빈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국회#교총회장#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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